한담객설閑談客說: 생일선물
??????  2025-04-21, 11:39:46 
 한국 연속극 대화 한토막이다. ‘크리스마스선물은 받으면 좋고, 안받아도 그만.’ 크리스마스선물은 대개  꼭 필요한 건 아닐테니 그런 말이 나오지 않나 싶다. 옛날엔 장갑이나 목도리가 대세였으니 그럴법도 하다. 김치나 쌀푸대를 크리스마스선물로 주고 받는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집에 와있던 아들이 물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은가?  몽블랑 만년필. 내 대답인데 망서림은 없었다. 그게 얼마인가? 아들이 되물었다. 수백달러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아이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졌고, 얼굴빛이 어두어졌다. 아들표정을 보고 아차 싶었는데 밷은 말을 주워 담기에는 때가 늦었다. 철없는 아비가 된거다. 

지난 생일날이다. 생일을 잊은 건 아닌데, 그렇다고 달리 특별한 날도 아니었다. 마침 아이는 집에 와있었다. 아비생일을 챙기려 온건 아니었다. 아들은 내게 크지는 않지만 두툼한 봉투를 건냈다.  생일선물이라 덛붙이며 쑥스러워 했다. ‘아버지, 생신 축하드립니다.’ 제법 어른스럽게 축하인사를 건냈다. 

아이쿠. 내입에선 탄성이 흘러나왔다. 선물봉투를 열어 볼적에 놀라웠기 때문이다. 기쁘기 보다 오히려 곤혹스럽기까지 했던 바. 선물은 잘생긴 ‘몽블랑’ 만년필이었다. 변변히 용돈도 못주는데, 돈이 어디 있다고? 

힐난섞인 한마디가 없다면 아내가 아니다. ‘요즈음 누가 만년필을 쓰는가?’ 하지만 아내의 얼굴엔 엷은 미소와 대견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만년필보단 아이의 마음씀씀이가 갸륵했던 것. 선물을 받은 아비에겐 눈초리가 부드럽지 않았다. 

이 나이에 무슨 사치랴. 그러나 이젠 한번쯔음 사치를 부려보고 싶기도 하다. 몽블랑만년필은 내게 사치임에 틀림없다만 만년필을 자주 사용할 일이 있을 것인가? 요즈음엔 서명할 일도 드물테니, 장식품으로 보관해야 할지 싶다. 보고 즐기는 완상용이라는 말인즉. 

이 보시게. 선물 감사하네. 잘모셔 두고 고맙게 쓰겠네. 쓸만큼 쓰다가 자네에게 물려 줌세. 

내가 선물을 구함이 아니요 (빌립보서 4:17)

첨添) 
잊은 게 있다. 꽃다발을 선물 받았다. 생일을 축하하면서, 모교 동문회에서 보낸 거다. 선배님들과 후배님들께 감사한다.
많은 저명인사들이 몽블랑만년필을 애용한다 했다. 엘리자베스여왕도 그러했고, 케네디 미국대통령도 그중 한사람이었다고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유명인사 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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