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성공을 향해"


올 포스트시즌(PS)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는 단연 보스턴 레드삭스의 자시 벡켓이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에이스로서 올 시즌 유일한 20승 투수인 그는 특히 PS에서의 눈부신 활약이 빛을 발하고 있다. 2007년 PS의 대미를 장식할 월드시리즈(WS)에서도 마찬가지다. 벡켓의 활약 여하에 따라 보스턴의 우승이 왔다갔다할 정도로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벡켓은 가는 곳 어디서든 수많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느라 진땀을 뺀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물음은 올 시즌의 성공 비결이다. 이에 대한 벡켓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벡켓은 기자들을 향해 "특별한 것은 없다. 한 가지 말하자면 좋은 공을 던지고 이어서 또 좋은 공을 던지고자 하는 마음가짐이다"고 말했다.
'완벽주의자' 벡켓
완벽주의자, 아마도 이말은 벡켓의 10월 대성공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말일지도 모른다.
팀 동료인 케빈 유킬리스는 "벡켓은  아웃카운트를 잡기 위해 미친 사람과 같다. 그는 완벽주의자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PS에서의 벡켓은 완벽에 가깝다. 3경기 선발등판 동안 3승무패, 평균자책점(ERA) 1.17, 23이닝 동안 볼넷은 단 1개, 탈삼진은 무려 26개다.
그런 벡켓이 WS 1차전을 앞두고 자신의 퍼펙트 행진을 깼던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복수전을 다짐하고 있다.
벡켓은 지난 6월 로키스와의 인터리그 홈경기를 통해 시즌 9승무패 출발이라는 퍼펙트가 저지된 바 있는데 이번 WS 1차전은 그 설욕전이 될 것이다.
이제는 전설을 향해
놀런 라이언, 라저 클레멘스, 케리 우드에 이어 텍사스 출신의 강속구투수 계보를 잇고 벡켓은 메이저리그의전설로 남을 기회를 잡았다.
만약 벡켓이 2007년 WS에서도 10월의 무서운 상승세가 계속돼 로키스 격침의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한다면 야구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주인공으로 등극할 것이다.
벡켓은 1965년 샌디 쿠펙스, 1971년 로베르토 클레멘테, 1991년 커비 퍼킷이 그랬듯 WS의 전설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미 벡켓은   WS에서 매우 인상적인 경기를 한 차례 장식한 바 있다.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 소속으로 거함 뉴욕 양키스를 맞은 원정 6차전 3일 휴식 후 4일째 마운드를 밟은 당시 23세의 그는 막강 양키스 타선을 5피안타 완봉승으로 잠재우면서 말린스의 4승2패 WS 우승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마감 지었다.
WS 최우수선수(MVP)는 당연히 벡켓의 몫이었고 여세를 몰아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쉽시리즈(CS)에서도 MVP에 올랐으니 개인적으로 두 번째 쾌거를 달성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WS는 3번째 도전의 장이다.
벡켓은 PS 통산 8경기, 5승2패, 1.78, 완봉승 3번 등 화려한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한 번만 더 완봉승을 따내게 되면 크리스티 매튜슨과 역대 최다 타이틀을 이루게 된다.
이쯤 되면 전설의 명단에 약관 27세의 베킷을 포함시켜도 무리는 없을 듯 하다.

정재호 기자 _ 유코피아 닷컴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