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맞은 멕시코, 美에 보복관세?…'2018년 관세전쟁' 주목
플랜 B 있다며 막판까지 협상 기대…보복시 트럼프 지지층 정밀 조준할듯
中철강 반덤핑 조사도 착수…中의 불공정 무역에 맞서는 美와 연대 제스처?
??????  2025-03-03, 20:17:58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선전포고'가 현실이 되어 감에 따라 멕시코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멕시코는 그동안 북미 3국 무역 협정(USMCA)에 근거해 대부분 물품을 무관세로 교역하며 수출입 상호 의존도를 한층 높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해 멕시코가 '맞불 관세' 부과로 응수할 경우 트럼프 1기 정부 때와 유사한 '관세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예정대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그간 미국 정부에서 관세 부과의 이유로 내세웠던 마약 펜타닐 및 불법 이민자 유입과 관련, 미국과 협의하며 한 달여 기간 다양한 방식으로 '미국 입맛'에 맞춘 정책을 내놨던 멕시코 정부는 뒤통수를 맞은 것과 비슷한 상황 앞에서 대응 방안 마련에 부심하는 분위기다.

관세 부과 예외에 초점을 맞추고 당국간 협상을 이어왔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그간 여러 차례 기자회견에서 "냉철함을 유지한 채 미국의 판단을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는 플랜 A부터 D까지 다양한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정부는 그러나 각각의 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밝힌 바 없다.

다만, 엘에코노미스타를 비롯한 일부 현지 매체는 멕시코 정부가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거나, 미국 시장을 대신해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내 교역 강화를 통해 예기치 않았던 난국에 대처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하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멕시코시티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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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 받는 조처는 보복 관세 부과 단행 여부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 달 1일 엑스(X·옛 트위터) 게시글에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에게 멕시코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및 비관세 조치를 포함한, 플랜 B(차선책) 시행을 지시했다"고 적은 바 있다.

당시는 애초 멕시코와 캐나다를 상대로 한 미국의 관세 부과 개시 예고일을 사흘 앞둔 때였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지난달 3일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을 각각 맞댄 양국에 대해 한 달간의 관세 부과 유예를 발표했다.

TV방송 에네마스(N+)를 비롯한 멕시코 언론은 정부에서 이미 '미국 소비자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멕시코산 품목'을 관세 부과 대상으로 추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멕시코 정부가 트럼프 1기 집권 때에도 비슷한 기조의 정책을 펼친 것임을 짐작하게 하는 움직임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 국경 장벽 설치 등 문제를 놓고 멕시코를 압박하다 2018년 5월에 철강·알루미늄·농축산물 등에 관세를 매겼고,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전 정부도 곧바로 '보복 관세'로 맞대응했다.

페냐 니에토 전 정부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지층이 집중된 러스트 벨트와 농업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제품을 위주로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미 농무부는 이후 보고서에서 '멕시코로의 미국산 농산물 수출이 타격을 입었고, 그 규모는 26억 달러(3조6천억원 상당)에 이른다'고 분석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한 바 있다.

양국간 긴장 관계는 몇개월 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협상 타결로 일단락됐다. 나프타는 나중에 USMCA로 대체됐다.


멕시코 한 전자제품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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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는 페냐 니에토 전 정부의 전략을 셰인바움 현 정부에서도 차용할 것이라고 본다.

멕시코 경제 장관은 1월 31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소비자는 과일, 채소, 육류, 자동차, 가전 등 상품에서 더 비싼 가격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관세는 수많은 미국 가정에 영향을 끼칠 것이며, 전략적 실수로 여겨질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정부(2018∼2024년) 시절 오랜 기간 외교부 장관을 지내기도 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은 지난 달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역내 경제 통합의 중요성에 방점을 두면서도 "미국에서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우리도 관세로 대응해야 한다"고 역설했었다.

이런 가운데 멕시코 경제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산 일부 철강 제품에 대한 덤핑 사실 및 국내 산업 피해 유무 조사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산 열연강판 제품에 대해 1㎏당 0.8324달러의 잠정 상계 관세도 부과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 천명 발표 전에 나온 이번 결정 배경으로 멕시코 경제부는 "불공정 수입 행태에 맞서 멕시코 내 철강 산업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적시에 방어권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멕시코 정부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태에 맞서는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위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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