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결핍과 회복
??????  2025-02-12, 11:29:33 
결핍의 부재不在가 결핍. 한국에서 떠도는 말이라 한다. 부족한 게 없는게 바로 부족함이라 할수 있겠다. 결핍없는 풍족함에도 뭔가 부족하다는 말일게다. 

최소량의 법칙. 생물학에서 나오는 법칙이다.‘식물의 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넘치는 영양소가 아니다. 다만 어느 영양소가 가장 부족한가에 따라 결정된다.’생물이 잘 자라날 수있는 요인은 필요한 영양소를 빠짐없이 모두 섭취해야 한다는 말인즉. 

어릴적에 자주 듣던 말이 있다. 밥상에 올라오는 반찬은 골고루 먹어야 한다. 편식버릇에 대한 어머니의 가르침이었다. 그러나 먹고 싶지 않은 것엔 젓가락이 선뜻 가지 않았다. 하긴 골고루 먹을 만한 것도 없기는 했다. 밥상엔 많아야 한두가지 반찬만 있었기 때문이다. 편식때문인지, 반찬탓인지, 내게도 필요한 영양소의 결핍은 피할 수없었을 거다. 

한국정치 상황을 예로 들었다. 문화와 사회와 경제문제는 훌륭하다 했다. 그런데 혼란스러운 정치가 발목을 잡는다는 거다. 원화의 가치 하락과 수출부진이 겹쳐 사회전반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바. 어렵게 지켜온 방파제 한구석이 무너진다 해야할까. 영양소중 하나인 정치에 구멍이 뚧렸다는 거다. 건강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게다. 

올해도 소한과 대한을 거쳤다. 연이어 입춘도 넘겼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지나고 있으니 봄이 코앞인 게다. 한국신문에 실린 시조 한편을 읽었다. 겨울을 뒤로 하고 겨울강을 건넌다 했다. 

나뭇가지 창을 삼아 겨울산에 오릅니다잎잎이 수액일 땐 아무 것도 안 뵈더니그 잎새 다 지고 나니 말간 하늘 보입니다
억새꽃 뒤로 하며 겨울강을 건넙니다은어 떼 눈 맑음이 읽어내는 물소리로묵언의 천 길 내 사랑 파문 지어 안깁니다(유지화, 겨울연가)

어느 소설에 첫머리에 나오는 구절이다. ‘최고의 시절이면서 최악의 시절이었다.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말을 얼핏 바꾼다. 최고의 지난해이고, 최악의 한해였다. 지혜는 결핍증세를 보였고, 어리석음이 넘치는 한해였다.

결핍은 있으되 감사한 겨울이었음은 틀림없다.  이젠 겸허한 마음으로 새봄을 맞고자 한다. 혹독한 겨울강을 건넜으니 회복의 시절을 기대한다. 

모든 일을 회복하리라 (마태 17:11)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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