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타고 내리는 것의 의미
??????  2025-02-03, 11:26:31 
카톡을 받는다. 오랜 친구들의 요즈음 근황을 알리는 몇자이다. 사진도 곁들여 지는데, 여행을 다녀왔던  이야기들도 있다. 주로 해외여행이다. 

요즈음이야 비행기 탑승일게다. 한국에선 인천공항으로 가는 거다. 낯선 곳으로 떠날 때면 설레이는데, 은근한 두려움도 있다. 하지만 잡생각 따위는 공항에 두고 떠난다. 가방 검색대를 거치고, 여권과 탑승표를 검수받고, 비행기안 내자리에 앉으면 안도감이 인다.‘정말 떠나는 구나’ 실감하는 거다.

다른 친구들의 댓글이다. 여행이라니. 팔자가 늘어졌구나. 빈정거림은 아니다만, 부러움이 짙게 섞였다. 건강이 받쳐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떠날 적엔 설레임인데 도착하고 내릴 적엔 안도감이라 해야겠다. 무사히 돌아왔다는 편안함이라는 말이다. 돌아온다는 말은 떠남을 전제로 한다. 

기차여행도 낭만이며 그럴듯 하다. 서울역이 출발역인데, 경부선과 호남선이 그나마 긴 기차여행 이다. 동해안으로 가는 기차여행도 있긴 하다. 그런 서울 역사驛舍가 이젠 전시회장으로 바뀌었단다. 

박제가 되어버린 서울역을 아시나요. 고색창연하던 서울역도 이젠 박물관이 되었단다. 떠남의 설레임과 도착의 두려움이 교차되는 곳이 완전히 탈바꿈된 거다. 클로로폼의 독한 냄새가 진동하는 표본실이 되었다는 말이다. 이런 서울역도 서울사람들은 아쉬워 할까. 서울내기들에게는 서울역이 고향역 일테니 말이다.

고향엔 코스모스 살랑이던 간이역이 있었다. 누구에겐 고향역일 텐데, 사라진지 오래되었을 게다.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고향역
이쁜이 꽃분이 모두 나와 반겨주겠지
달려라 고향 열차 설레는 가슴 안고 
눈 감아도 떠오르는 
그리운 나의 고향역
(나훈아 노래, 고향역 중에서)
 
오래전엔 서울역을 남대문역이라 했단다. 이런 이름을 이젠 쓸일이야 없다. 그러나 당시에도 서울역엔 코스모스를 심진 않았을 것이다. 서울역은 간이역이 아니었을테니 말이다. 서울역의 웅장함은 비할데가 없었을 터.  

서울역은 소설에도 등장한다.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에 나온다. 인력거꾼인 김첨지가 승객을 태워다 주던 곳인 게다. 승객 역시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탔을 터. 그런데 김첨지는 요금을 얼마나 받았을 것인가?

다시 맞은 새해 정월이다. 올 한해를 향해 기차는 떠난다. 즐거운 여행되시라.  

야곱이 길을 떠나 동방 사람의 땅에 이르러 (창세기 29:1)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저비용 인덱스펀드' 美운용사 뱅가드 수수료 추가인하 2025.02.03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저비용 인덱스펀드로 유명한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총 87개 뮤추얼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의 운용 수수료를..
<뉴욕선교센터(New York Mission Center)>를 시작하면서… 2025.02.03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 16:9)사역자의 길에서 더욱이 삶의 방향이 내 마..
한담객설閑談客說: 타고 내리는 것의 의미 2025.02.03
카톡을 받는다. 오랜 친구들의 요즈음 근황을 알리는 몇자이다. 사진도 곁들여 지는데, 여행을 다녀왔던 이야기들도 있다. 주로 해외여행이다. 요즈음이야 비행기 탑승..
대변이 대장암을 대변한다 2025.02.03
이번 주 휴람 의료정보에서는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검사에 대해 휴람 의료네트워크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센터의 도움을 받아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대장암은 약 1..
[뉴욕증시-주간전망] 고용 뜨거울까…관세전쟁 속 아마존ㆍ알파벳 실적도 2025.02.02
(뉴욕=연합뉴스) 최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이번 주(3~7일, 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 주식시장을 휘감을 최대 재료는 미국 월간 고용보고서(7일)다.높은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