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From one Sapiens to another |
?????? 2025-01-06, 11:13:49 |
요즈음엔 첵크의 사용빈도가 사뭇 덜하다. 왠만하면 모두 플라스틱카드로 처리되기 때문일 게다. 그러나 첵크를 쓸적엔 사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니 시그니쳐라 해야겠다. 첵크발행인의 서명이 없다면 무효처리되는 거다. 이름하여 VOID 첵크라는 거다. 사피엔스가 다른 사피엔스에게 (From one Sapiens to another). 아내가 구해온 책의 겉표지에 적힌 책 저자의 친필 글귀이다. 저자의 서명도 같이 곁들여 있다. 날인捺印은 없는데, 사인은 친필인지 복사한건지 알수는 없다. 서명을 들여다 보며, 참 괜찮다 싶었다. 독자를 향한 고마움의 표시였기 때문이다. 책을 샀고, 읽고 있으니 답례로 인사를 건낸다는 의미일게다. 그러나 사인할 적에, 책저자는 분명 책을 사서 읽을 독자를 생각하고 있었을 게다. 나야 불특정 다수중 독자 하나가 되었다. 독자인 나와 저자간의 대화일 수도 있겠고, 교신일 수도 있겠다는 말이다. 서명이라면 오래전 부터 사용되어왔다. 종이도 없던 시절에도 서명은 있었다는 말이다. 사피엔스 책에도 나온다. 오천여년 전인데, 진흙덩이 위에 상형문자로 써서 회계장부로 기록했다는 거다. 장부는 영수증이라 할 수도 있겠는데, 당연한 듯 서명도 잊지 않았다 한다. 진흙덩이에 기록했던 방법이 갸륵하다. 필경사들은 무른 진흙판에 뽀족한 갈대를 펜으로 이용했고, 기록하고자 하는 것들을 그려 넣었다. 필요에 따라 다시 보고자 하는 의도였던 거다. 마치 음성이나 노래를 레코드판으로 저장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역시 과학혁명이다. 축음기라 했고, 전축이라 했다. 말 그대로 소리와 음성과 노래를 저장/저축貯蓄하는 기계이다. 노래는 전축위에 레코드판을 올리고 바늘을 얹으면 흘러 나온다. 녹음기와 같은 이치일텐데, 이제는 쓸일은 없다. 셀폰으로 모든게 해결되고 이어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고 듣고 즐길수 있다. 영상까지도 재생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시 한편이다. 세상의 소리의 맛도/녹음된 소리의 맛/둘다 좋다/그래서 나는/세상의 소리도/녹음된 소리도/같이 듣는다 (한쪽 귀에만 이어폰, 해바라기 시인). 시인이 한쪽 귀에만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걷는 모습이 상상된다. 가수와 청자聽者간의 교류인게다. 코스모스란 책에서 읽었다. 반세기 전 보이저 1호를 발사할 적에 우주선안에 ‘외계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넣었단다. 칼 세이건이 주도했는데, 금으로 도금된 ‘골든 레코드’판이다. 지구의 사피엔스가 우주를 향해 보내는 서찰인게다. 혹시 모를 외계인들이 받아 본다면, 읽고 해석하기를 원하는 바. 답장을 기대하는 바램도 있었을 터. From one Sapiens to another가 되겠는데, 골든 레코드엔 칼 세이건의 서명도 들어 있을까? 새해에 복많이 받으시라. 사피엔스가 다른 사피엔스에게 보내는 새해 편지인사이다. 무리를 모은 후에 편지를 전하니 (사도행전 15:30)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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