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사는 일이 다 그러하다 |
?????? 2024-11-06, 13:11:44 |
한국 연속극에서 들었다. 딸아이가 어머니에게 묻는다. ‘엄마는 왜 나를 낳았어요?’ 어머니 대답이다. ‘네가 나왔으니까’ 질문은 도발적인데, 대답은 경쾌하다. 언젠가 같이 나눈적이 있다. 이 지면을 통해서 인데, 왜 사냐고 묻는다면 그냥 웃지요. 시 일테지만, 질문이 잘못되었으니 옳바른 대답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냥 빙긋 웃을 수밖에. 가벼운 미소로 대답을 대신하는 거다. 하긴 사는 일에 왜 사는지 이유와 목적을 굳이 찾을 필요는 없겠다. 꽤 오래전 나온 책이 있다. ‘목적이 이끄는 삶’ 이 책 제목이다. 릭워렌 목사가 지었는데, 한동안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 터. 원 제목은The Purpose Driven Life 인데, 목적있는 삶이라 얼핏 제목을 바꾼다. 시조 한편이다. 제목이 바람의 힘이다. 사는 일이 다 그렇고 그렇단다. 그러나 시인의 삶이 심드렁하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우리네 삶엔 기쁨도 있고, 슬픈 날도 무심히 지나갈 것이라고 읽히는 거다. 이런 걸 달관達觀이라 하던가. 바람이 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더위가 사라졌다 언제 그랬냐는 듯 사는 일 다 그렇다 기쁨도 슬픔도 (홍사성, 바람의 힘 중에서) 시에 해설이 붙었다. 참으로 그러하단다. 지난 여름, 한국에선 그렇게 무덥더니, 장마가 오더니, 태풍이 휩쓸고 가더니, 더위마저 사그러 졌단다. 보스톤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동안 무척 덥더니, 한동안 날이 흐려 빗방울도 자주 뿌려 대더니, 사나운 바람도 불었더랬다. 그러나 몇일 사이에 날은 맑게 개었고, 기온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바람도 오히려 선선했던 거다. 언제 그랬냐 싶었는데 우리네 삶처럼 말이다. 바람을 탓하랴. 바람을 고마워 하랴. 바람부는대로 바람이 불면 웅크리고, 비가 오면 비를 피하면 될것이다. 나오겠다면 나오도록 도울 밖에. = 가을이다. 가을 바람에 풀잎은 누울 것이다. 아니 바짝 엎드릴 수도 있다. 바람 잦아지는 때를 기다리는 바. 단지 한모금 물이 필요하고, 한줄기 햇볕을 기다리는 거다. 한창 곡식이 익어 갈게다. 몰아치는 바람과 오고 가는 비을 견디고 이제 누렇게 익어가는 거다. 그동안 살아내고 자라느라 고생 많았다. 고개 숙여 인사한다. 익어 머리숙인 벼이삭처럼 말이다. 물에서 사는 것들도 그러하도다 (욥기 26:5)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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