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수박 |
?????? 2024-11-06, 11:55:51 |
수박 철이다. 마켓마다 큼직한 수박덩이들이 수북히 쌓여 있을 터. 수박이야 겨울에도 맛볼 수있다. 그러나 이 과일은 역시 여름이어야 한다, 여름 제철과일은 잘익은 수박인게다. 요즈음 수박은 무척 크다. 웬만해선 제대로 들어 카트에 옮겨 담을 수도 없다. 왕년엔 덜 익은 수박도 팔곤했다. 당도糖度는 둘째치고, 속이 허연 수박도 자주 등장했더랬다. 그렇다고 쪼개 볼수도 없는 일. 두드려 보거나, 꼭지를 자세히 들여다 보는 수밖엔 없었다. 수박장사를 믿는 수밖엔 별도리 없었던 거다. 장사꾼은 수박이 덜익었다 하진 않는다. 씨없는 수박도 있다. 씨없는 수박은 자손을 볼수는 없는데, 먹기엔 편하다. 씨를 밷어야 하는건 성가신 일이기 때문이다. 한편 수박을 먹으며 씨를 골라 뱉어내는 건 또다른 즐거움이 될수도 있긴 하다. 수박에 얼킨 옛말도 많다. 심지어 꿈과 수박도 민담民譚에서 자주 등장한다. 수박이 우리네 생활과 친숙하기 때문일게다. 수박을 먹는 꿈이면 뭐라던가? 님을 만나는 징조일겐가. 이부자리에 오줌을 적셔 실수하는 꿈은 아닐런가. 꿈이야기 나왔으니 시조한구절 옮겨 놓는다. 한국 고시집 청구영언에 있다고 했다. 꿈에 뵈는 님이 신의信義 없다 하건마는 탐탐이 그리울 제 꿈 아니면 어이 뵈리 저 님아 꿈이라 말고 자주자주 뵈소서 (명옥, 청구영언 중에서) 수박은 참외나 포도와 함께 짝을 이룬다. 노란색 참외와 검은 밑줄처진 파란색 수박의 조합이 그럴듯 하다. 포도 역시 진한 보라색인데, 색깔로는 푸른색 수박과 노란 참외와 함께 조화롭다. 참외나 수박은 땅을 기며 열린다. 포도만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려 열리고 익어간다. 오늘밤에는 아내가 남겨둔 수박을 한토막 먹어야 할까. 맛이야 일품인데, 화장실에는 자주 들락거릴 터. 혹시 모른다. 수박꿈을 꿀 수도 있겠다. 참, 과일농장엔 원두막도 있었다. 서리하는 아이들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곤 했다. 그러나 수박을 서리하기엔 쉽지는 않을 게다. 엔간히 무거워야 말이지.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요한 15:6)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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