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대 청소년 사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혼전 순결서약 운동인 ‘은반지 끼기’(Silver Ring Thing) 캠페인이 조만간 호주에도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호주 언론에 따르면, 지난 1995년 은반지 끼기 운동을 주창한 미국의 복음주의 청소년 사역자 데니 패틴 목사가 최근 “이 운동의 호주 전파에 얼마 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호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순결운동은 12세 소년소녀를 포함한 10대 청소년들에게 결혼 전까지 성관계를 갖지 않을 것을 여러 사람들 앞에서 서약하고,‘purity’(순결)라는 단어와 관련 성경 구절이 새겨진 20달러짜리 은반지를 사서 늘 끼고 다니도록 권장하며 ‘순결 성경’(chastity Bible)을 주기도 한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세 딸의 아버지인 패틴 목사는 난잡한 성관계와 알코올에 찌든 생활을 하다가 기독교를 믿으면서 새로운 삶을 살면서 순결서약 운동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2만5천명의 10대들이 이 캠페인을 통해 혼전 순결을 지킬 것을 맹세했으며, 오는 2010년까지는 총 200만 명으로 서약자 수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순결운동이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는 지적과 함께 이런 저런 비판을 받고 있다.
우선 패틴 목사가 직접 주관하는 대형 집회는 거의 종교집회나 다름없다. 청중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과 코미디, 그리고 혼전 섹스로 인한 참담한 결과를 이 운동을 통해 극복하고 중생한 회원들의 간증 등으로 진행된다.
일부에서는 순결운동이 안전한 섹스와 피임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젊은이들에게 겁을 주어 서약을 하게 만든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금욕운동을 통해 청소년들의 첫 섹스 연령을 늦추는 효과가 있으나, 서약자들이 대부분 약속을 깨며 그런 후에는 더욱 위험한 섹스 행동에 몰입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운동에서는 성병감염의 위험에 대해 생생하게 전달하는데 콘돔 사용만으로는 성병을 충분히 방지할 수 없으며 오직 절제만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강조해, ‘안전한 섹스’에 관한  메시지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수년 전만 해도 이 은반지 순결운동은 미국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았으나 지금은 종교단체들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학교와 청소년단체, 부모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체적으로 은반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법에 관한 안내자료와 함께 은반지를 구입할 수 있다.
한편 호주 내에서도 ‘호주가정 포커스’란 종교단체가 주관하는 절제운동이 일부 기독교계 학교에서 이미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몇달 내에는 일반 학교에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변명하지 않기’(No Apologies)라는 이 프로그램은 사랑과 남녀관계 및 성병에 대한 강의로 구성돼 있으며 결혼 때까지 순결을 지킬 것을 서약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시드니 한국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