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9월 소매 판매 증가율이 5개월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이 판매 부진을 우려해 때이른 연말 세일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신용 위기로 인한 경제 불안, 장난감의 리콜 사태 등으로 유통업계의 분위기가 나빠지자 연말이 두 달 넘게 남은 시점에서 은밀히 세일을 단행하는 업체들이 많다고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연말 쇼핑 시즌은 11월 말 추수감사절 이후 대대적으로 진행된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 연말 쇼핑철은 최소 한 달 반 이상 앞당겨진 셈이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은 할인 행사에 나서면서도 이를 대대적으로 광고하지 않고 어떻게든 가리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이달 중순부터 장난감 가격 인하에 나선다. 하지만 월마트 관계자는 이번 가격인하가 연말 할인판매에 준하는 것은 아니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장난감 업체 토이자러스 역시 맨해튼에 특별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홀리데이 익스프레스(Holiday Express)`라는 연휴 관련 광고 문구를 찾으려면 광고지를자세히 들여다봐야 찾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시어즈 백화점도 연말 연휴를 위한 판매 카탈로그를 발행했으나 `홀리데이`라는 단어는 작은 글씨로 잘 보이지 않게 했다.
유통업체들의 이같이 연휴할인이라는 문구를 잘 보이지 않게 하는 이유는 너무 일찍 연말연시 할인 행사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이미 미국 유통업계는 지난 9월 올해 연말 쇼핑시즌 매출 증가율이 5년중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전미소매업협회(NRF)는 지난 달 20일 연말 쇼핑 시즌 매출이 전년비 4% 늘어난 4,745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의 증가율은 2002년 1.3% 이후 5년중 최저치로, 과거 10년간 평균인 4.8%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홍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