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소매치기와의 전쟁'…상습범 90명 얼굴 공개
올들어 단속 강화해 6명 체포, 강제 추방 명령 2건→14건
시민단체도 한몫, 대중교통에 경고 음성 안내 도입해야
보스톤코리아  2024-05-28, 10:23:58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 베네치아가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소매치기와 전쟁에 나섰다고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치아 경찰 당국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소매치기 절도 혐의로 6명을 체포했고, 과거 체포된 적이 있는 외국인 여성 소매치기범을 대상으로 총 14건의 강제 추방 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1∼5월 단 2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단속을 크게 강화한 것이다.

최근 베네치아에서는 한 젊은 여성이 2017년부터 소매치기와 절도 등으로 재산을 모아 토지와 주택을 구매한 사실이 알려져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이 여성은 낯선 사람에게 아는 척하며 다가가 포옹한 뒤 목걸이, 시계, 지갑 등을 훔치는 수법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확인된 범죄 건수만 17건에 달했다.

이 여성의 범죄 행각은 소득이 없는데도 고가의 토지와 주택을 구매한 것을 의심스럽게 여긴 당국의 수사로 꼬리가 잡혔다.

베네치아 법원은 지난주 이 여성에게 집행유예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20만유로(약 3억원)의 압류 명령을 내렸다. 법원의 명령에 따라 이 여성은 일정 시간 동안 자택에 있어야 하며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전했다.

민간에서도 힘을 보태고 있다.

시민단체 '경계하는 사람들'은 토요일인 지난 25일 베네치아의 주요 관문인 산타루치아역에서 상습 소매치기범 90명의 사진이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범죄 예방 활동을 펼쳤다.

이 단체의 일원으로 30년 넘게 베네치아 시민 지킴이 활동을 해온 모니카 폴리 전 시의원은 베네치아에서 소매치기 범죄가 점차 극심해져 거리에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습 소매치기범의 얼굴을 노출하는 것이 사생활 침해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절도 역시 사생활 침해"라고 일축했다.

이 단체의 창립자 중 한 명인 프란코 데이 로시는 "우리는 대중교통에 소매치기 위험을 알리는 음성 메시지 서비스를 도입하고 당국이 더 많은 일을 해줄 것을 오랫동안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소매치기 범죄에 악용되는 미성년자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당국이 더 강력한 예방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탈리아는 관광객 상대 소매치기가 많기로 악명 높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영국 여행보험회사인 쿼터존이 국가별 리뷰 100만건당 소매치기 건수를 분석한 결과 이탈리아는 463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프랑스가 283건으로 2위, 네덜란드가 143건으로 3위의 불명예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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