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비교한 사교육비 지출, 한국 출산율 저하 초래 입증 |
세종대 김성은 교수, 미경제학리뷰 논문에서 경제학적으로 입증 부유층 사교육비 지출 감소가 저소득층 사교육비 감소로 이어져 |
보스톤코리아 2024-04-11, 17:52:30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남부럽다. 남부끄럽지 않다.” 언제부턴가 ‘남’이 기준이 되어버린 한국에서 ‘남’과의 비교는 비싼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세계 최저수준 출산율이 사교육비 지출시 남과의 비교에서 비롯된 결정과 직접적인 연관된다는 사실이 경제학적으로 밝혀졌다. 미 경제학회 리뷰(American Economic review, AER)지에 6월 발표될 예정인 김성은 세종대 교수의 논문은 한국인의 사교육비 지출이 다른 사람과 비교에 의해 결정되고, 이로 인해 출산의 기피로 이어지는 것을 경제학적으로 증명했다. 1911년 창간된 미경제학회 리뷰는 세계 유수의 경제학 저널 중의 하나다. 미 경제학리뷰에 한국인 교수의 논문이 채택된 것은 김성은 교수가 3번째다. 김성은 교수는 논문에서 “남과 비교하는 외부성(Externality)이 없다면 출산율(Fertility rate, 한 여성이 가임 기간 출산하는 전체 자녀 수)은 28%나 높아지고 최저 소득층의 무자녀 가정도 현재의 5%에서 단 1% 이하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논문은 한국의 출산율 저하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을 남을 의식하는 비교심리와 연결한 최초의 연구다. 한국사회의 저출산 문제는 자녀양육의 부담, 가족내 성 불평등, 자녀 교육환경과 미래 불확실성, 한국사회에 작용하는 경쟁심리와 과잉과시의 사회적 사회적 압력 등 다양한 원인에서 기인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동덕여대 손승영 교수는 2005년 논문에서 심층면접을 통해 저출산의 원인을 경제적인 이유와 자녀 교육 그리고 경쟁심리 등에서 찾았다. 김성은 교수는 이 접근을 넘어 경제학적으로 출산율 저하를 분석했다. 김 교수는 경제적 부담이 큰 사교육비 지출 결정에 있어서 남과의 비교를 통한 ‘외부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봤다. 외부성(외부효과)은 특정인의 행동이 제3자에게 의도하지 않는 혜택이나 손해를 가져다 주면서 대가를 받거나 지급하지 않았을 때를 가리키는 경제학 용어다. 사교육에 적용되는 외부성은 이렇게 작용한다. 부유층은 자녀의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교육비를 지출한다. 상대적 비교를 하는 다른 가정은 자녀의 수준이 뒤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교육비 지출을 올리게 된다. 이에 따라 사교육비는 사회적인 최적인 수준을 넘어서 낭비적인 과다한 사교육 지출로 이어진다. 모교인 브렌다이스 대학에서 세미나 발표 차 3월 말 보스톤을 방문한 김 교수는 “이렇게 되면 정부에서도 이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도록 정책적인 개입을 하는 게 정당화 되는 근거를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논문의 관건은 사람들이 실제로 비교하는지를 실제로 증명할 수 있는가 여부였다. 경제학 실험은 신약개발처럼 사람을 상대로 실제적인 실험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교수는 각 지자체가 청소년의 건강권,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원시간을 제한한 조례를 도입한 것에서 중요한 데이터를 얻었다. 데이터를 연구한 결과 조례는 고소득층의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는데 직접적으로 영양을 미쳤으며 흥미롭게도 저소득층 자녀의 사교육비도 줄어드는 현상이 발견됐다. 고소득층의 사교육비를 줄이면 저소득층에서도 같이 사교육비를 줄이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외부성의 제거는 저소득층에서 소득 대비 사교육비 지출을 63%, 부유층은 37%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출산율도 모든 소득층에서 상승(1.92자녀에서 2.45자녀로 증가)했으며 특히 저소득층에서 상승율이 높았다. 저소득층 중 무자녀 가정도 5.2%에서 0.2%로 감소했다. (표1.2) 김 교수는 이를 ‘스필오버효과’라고 설명했다. 스필오버(spillover)는 겉보기에 관련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다른 상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을 말하는 경제학 용어다. 이 같은 스필오버 효과는 중국에서도 관찰됐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7월자 인터넷판 보도에서 중국의 출산율 저하를 연구한 논문을 보도하며 이 출산율 저하의 원인으로 ‘스필오버효과’를 꼽았다. 이코노미스트는 한(漢)족이 많을수록 이 효과가 컸다면서, 자녀가 적을수록 더 많은 교육을 시킬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가정에서도 자녀를 줄여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는 점을 논문을 인용해 밝혔다. 이 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는 김성은 교수의 논문을 인용해 중국 외에 남과 비교하는 곳은 한국이 있다며 한국의 사교육 시장에서의 남과의 비교한 사교육비 지출을 꼬집었다. 김 교수의 연구는 한국에서 관찰되는 사교육비 지출의 스필오버 효과를 지적하고 이러한 경제학적 모델이 실제현실을 설명하는데 적합함을 증명했다. AER에 게재될 이 논문은 한국의 저출산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김성은 교수의 논문이 게재되는 AER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있는 경제 저널 중의 하나이다. 세계은행의 블로그에 따르면 AER은 한해 2천여편 이상의 논문이 제출되며 논문으로 채택되는 비율은 5-7%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통해 재정경제부에서 근무했으며 브렌다이스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종대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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