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해를 품은 달 |
보스톤코리아 2024-04-08, 12:43:11 |
태양을 품은 닭. 김기창화백의 작품제목이다. 달걀은 암닭이 품어야 하는데 태양을 품은 닭이라니. 작품제목 치고는 상당히 고급스럽다 생각된다. 사진이나마 작품을 볼적엔 마치 닭이 태양을 품은 것처럼 보인다. 동네를 산책 할적이다. 전봇대를 품은?? 나무를 발견했다. 나무는 마치 두팔로 전봇대를 감싸안은 듯 보였던 거다. 나무는 아무리 키가 크고 웅장해도 전봇대를 품을 수는 없다. 그러나 내눈엔 그렇게 보였고, 아하~ 감탄사가 신음처럼 흘러나왔다. 달은 낭만인데, 해는 생존이다. 해를 품은 달. 한국영화 제목이고, 제목 치고는 서정적이다. 과학자라면 달이 지구와 태양의 중간에 끼어 잠시 해를 가리는 현상이라 설명할게다. 그러나 달이 해를 품은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을테니 이런걸 일식日蝕이라 한다. 보스톤에선 일식이 오는 4월 18일 오후라 했다. 몇일 후면 우리동네에서도 해를 품은 달을 볼수 있겠다. 낭만과 생존이 교차할 진저. 시 한편이다. 너구리 역시 모성애는 인간보다 못하지 않다. 시인은 가을하늘 속보다 깊다고 했다. 동그랗게 몸 웅크려 새끼를 품었다고도 했다. 어미를 따라 잡혀 온 새끼 너구리빡빡- 마른 젖을 파고 있다. 동그랗게 몸 옹크려 새끼를 품은새끼보다 작은 어미 너구리 젖줄 고르느라 안간힘 쓰는눈빛, 가을 하늘 속보다 깊다 (김용화, 너구리 가족) 시를 읽노라면 정녕 새끼를 품은 어미모습이 떠오른다. 차가운 눈발을 막고 가려주는 어미의 힘없고 좁디 좁은 등짝이다. 나를 품으셨던 어머니. 아니 아직도 품고 계시는 어머니. 평안하신지요. 나눠주신 마른 젖 눈물겹게 감사 합니다. 일식이 있을 그날 밤 꿈속에선 어머니가 나를 품으실 겐가. 그런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가. 해가 어두워 지며 달이 빛을 내지 아니하며 (마태24:29)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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