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9%↓' 테슬라에 잔인했던 1분기…인도량 실적에 쏠린 눈 |
전기차 수요 부진에 중국 경쟁자들 부상 등 악재 잇달아 월가 1분기 인도량 추정치는 '8% 증가'…실적 하회시 주가 더 내릴 수도 |
보스톤코리아 2024-03-31, 17:13:47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올해 1분기는 테슬라 투자자들에게 잔인한 3개월이었다. 테슬라 주가가 29%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전기차 수요 부진과 시장 내 경쟁 심화에 더해 돌발성 악재까지 잇달아 불거지면서 위기를 헤쳐가고 있다. 이제 월가는 테슬라의 실제 영업 현황을 가늠할 수 있는 1분기 인도량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테슬라의 인도량 실적은 4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 부진한 주가에 투자자들 실망…공매도 세력은 이익 30일(현지시간) 미 나스닥 웹사이트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말 248.48달러에서 올해 1분기 말인 29일 종가 기준 175.79달러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3개월간 낙폭이 29.3%에 달한다. 현재 시가총액은 5천599억달러(약 754조원) 수준으로, 올해 3개월간 2천300억달러(약 310조원)를 잃었다. 지난해 7월 52주 신고가(299.29달러)를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3천500억달러(약 472조원) 넘게 증발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주가 흐름이 2022년 4분기 이후 최악이자, 2010년 이 회사가 상장한 이래 3번째로 부진한 기록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1분기 S&P500 지수가 10.8% 오른 와중에 테슬라는 이 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주가 하락 폭이 가장 컸다. CNBC가 인용한 S3파트너스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테슬라 공매도 금액은 57억7천만달러(약 7조8천억원)가 넘었으며, 미국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종목으로 기록됐다. 공매도는 해당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내려가면 더 낮은 가격에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노리는 투자 행위다. ◇ 전기차 시장 침체 속 중국 경쟁업체들 부상 지난해 테슬라 주가는 인공지능(AI) 붐과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기대치에 힘입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이 기업의 근본인 전기차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한 가운데 더 싼 값으로 전기차를 만들어 내는 중국 업체들이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위험 요인이다. 올해 1월에는 중국의 비야디(比亞迪·BYD)가 지난해 4분기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는 집계가 나와 테슬라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비야디는 지난 2월 7만9천800위안(약 1천477만원)짜리 전기차를 출시하며 가격 경쟁에 불을 지핀 데 이어 '디스트로이어 07' 하이브리드 신형을 출시하면서 시작가를 구형보다 11.3% 낮췄다.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해 비야디의 10만위안(약 1천800만원) 이하 모델은 5종에 달한다. 이에 더해 중국 전자제품 회사로 유명한 샤오미가 최근 테슬라의 보급형인 모델3 세단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전기차를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샤오미는 지난 27일 첫 전기차 SU7(Speed Ultra 7·중국명 수치)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SU7의 표준 모델 가격이 21만5천900위안(약 4천12만원)으로, 테슬라 모델3(24만5천900위안)보다 3만위안(약 560만원) 저렴하다고 발표했다. 다음날 샤오미는 이 전기차를 출시한 지 27분 만에 5만 대가 넘는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SU7은 사양의 90%가 테슬라 제품을 뛰어넘는다"며 "5∼10년간 노력해 언젠가 포르쉐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에 타격을 준 그밖의 악재로는 홍해에서 발생한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등이 있었다. 이로 인해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지난 1월 유럽에서 일부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또 이달 초에는 독일의 환경운동가들이 테슬라 공장 확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전기 설비에 불을 질러 테슬라 공장 가동이 며칠간 중단되기도 했다. ◇ 1분기 인도량 실적 전망도 어두워 이처럼 일련의 부정적인 이슈가 이어진 탓에 테슬라의 1분기 인도량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 11명의 1분기 인도량 추정치는 평균 45만7천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42만2천875대)보다 8% 많은 수준이다.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 범위는 41만4천대에서 51만1천대 사이다. 지난해까지 테슬라가 연평균 성장률을 50%로 제시한 것에 비춰보면, 1분기 인도량 증가율(작년 동기 대비)이 10% 미만일 경우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테슬라가 발표하는 인도량 실적이 월가의 평균 추정치에도 못 미칠 경우 주가는 더 하락할 수 있다. 미 언론은 올해 들어 테슬라가 중국 시장 등에서 고전하고 있는 징후가 이미 드러났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중국 판매량 감소에 따라 이달 초부터 상하이 공장의 생산량을 줄였다고 전했다. 공장 제조라인 직원들의 주간 근무일을 종전의 6.5일에서 5일로 줄였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이런 생산량 감축이 언제 다시 정상화할지에 대해서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분석업체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설립자 니컬러스 콜러스는 "테슬라의 인도량 추정치가 많이 낮아졌고,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며 "1분기 인도량이 예상치를 소폭 상회한다고 해도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CNBC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나치게 정치적인 이슈에 관심을 두면서 불법 이민자 문제 등에 관해 극우론자들을 공개 지지하는 행태도 전기차 구매 가능성이 높은 진보 성향의 소비자들을 등 돌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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