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도자기 미술품 |
보스톤코리아 2024-03-18, 11:24:39 |
회화 작품은 눈으로 본다. 그리고 마음으로 느낀다. 그럴리야 없다. 그러나 만질수만 있다면 쓰다듬어 볼수도 있겠다. 유화 작품 앞에 설 적이다. 만지고 싶은 욕망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욕심은 눈과 마음보다 앞서는데, 만져보라 유혹하는듯 작품이 눈짓 하는가 싶은 거다. 가당치도 않은데, 귀한 작품을 만지는 건 아예 언감생심일뿐 인게다. 손대지 마시요. 경고 문구가 붙어있기 십상이고 경비원의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 책을 뒤적이다, 사진 한장을 주웠다. 도자기 사진이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갔던 도공의 작품이라 했다. 평범한 갈색 밥그릇처럼 보였는데, 크기가 작으니 찻잔이란다. 이 찻잔이 일본에선 국보라 했다. 시조 백자부白瓷賦가 떠올랐다. 고등학교적에 배웠고, 시조시인 김상옥 선생의 작품이다. 한 절만 옮긴다. 찬서리 눈보래에 절개 외려 푸르르고 바람이 절로 이는 소나무 굽은 가지 이제 막 백학 한쌍이 앉아 깃을 접는다 (김상옥, 백자부 중에서) 시인은 백자를 만져 봤을까. 만지고 즐겼던가 말이다. 백자도 귀한 작품일 테니 텔레비젼 연속극에 나올 수도 있다. 재벌집 주인이 편안히 앉아 백자기를 쓰듬는 장면인 게다. 돌아간 삼성그룹 총수의 콜렉션이란다. 콜렉션은 모두 진품과 명품일 텐데, 진귀한 도자기도 포함되어 있을 게다. 많은 돈을 들였을 테지만, 그는 젊었을 적부터 백자를 감정하고 수집할 수있는 수준에 올랐다고 전한다. 취향이 남달랐으니 안목과 정성은 칭찬받을 만하다. 만질 수있는 조각과 회화작품을 전시해야 하지 않을까. 작품에 손대는 걸 허許하라는 말이다. 접근금지라 표식을 내리라는 거다. 하긴 귀한 작품이 괜히 손상입을 수는 있겠다. 손타는 위험이 따르는 건 명약관화인 게다. 설렁탕을 먹을 적이다. 국물은 뚝배기를 손으로 잡고 훌훌 마신다. 따뜻한 커피가 담긴 머그는 두손으로 잡고 만지며 홀짝인다. 뚝배기나 커피머그는 모두 질그릇이다. 글은 눈으로 읽는데, 글은 만지고 싶다 해도 만질 수없다. 큰 집에는 금그릇과 은그릇뿐 아니라 나무그릇과 질그릇도 있어 (디모데 후서2:20)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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