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명품 세월 |
보스톤코리아 2024-02-19, 11:33:13 |
분초를 다툰다는 말이 있다. 시간에 쫓기며 바쁘다는 말이다. 이럴적엔 시계를 자주 들여다 보게된다. 시간이 내 손목위에 있는건 아닌가 착각에 빠지는 거다. 나태주 시인이다. 나도 인제는, 천천히 돌아가는시계 하나쯤 내 몸 속에 기르고 싶다. (나태주, 천천히 가는 시계 중에서) 빌게이츠 기사를 읽었다. 그의 재산은 어마어마한데, 차고 있는 시계는 저가품이란다. 카시오제품이고 50불이 정가라 했다. 이런 가격대의 중저가시계를 서너개 가지고 있다고 덛붙였다. 값비싼 시계에는 아예 관심도 없다 하던가. 10여불짜리 카시오시계도 쓸만하다. 나역시 몇개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시계를 몽땅 다 차고 있는 건 아니다. 손목에 차고있는 걸 제하곤, 모두 못쓰게 되었기 때문이다. 시계줄이 줄줄이 망가졌고 서랍안에서 사이좋게 뒹굴고 있다. 뱃터리는 여전히 쌩쌩해서 시계바늘만은 잘돌아간다. 시계들은 고가高價는 아니다만, 명품이다. 세월은 쏜살같이 흐른다. 말이 빠른데, 시간을 아끼라는 말도 있다. 세월을 낭비하지 말라는 뜻이다. 흐르는 시간도 저축할 수있을까? 세월도 은행에 맡겨 모아둘수 없을까 말이다. 시간과 세월은 고가의 값비싼 것인 바. 섬머타임 세이빙. 시간을 저축하자는 말로 들린다. 그러나 저축은 저축인데 매번 헷갈리고 귀찮은 일을 해야한다. 시계바늘을 앞으로 당기든지 뒤로 돌려 놓든지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젠 섬머타임 세이빙 제도도 폐지 한다던가. 세월과 시간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앞장서 간다. 몇걸음 뒤쳐진 나야 따라가기에 숨이 차다. 앞서가는 세월과 시간을 잡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다. 허망한 생각인데, 잡으려 한다고 잡힐 세월과 시간은 아니다. 세월아, 시간아 내 손목은 잡지 마오. 차라리 먼길 혼자 가시라. 행여 뒤돌아 보지도 마시라. 명품 세월을 만드는 내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네. 세월을 아끼라 (에베소서 5:16)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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