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제의 아들 주몽의 탄생과 고구려의 건국
보스톤코리아  2007-10-09, 23:11:23 
백린 (역사 학자)


-북부여 와 동부여-

동부여에 대하여는 앞서 해부루 왕의 동부여 천도를 말할 때 부족한대로 설명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해부루왕의 뒤를 이은 금와왕에 대하여는 좀 더 알아보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는 주몽의 성장과 고구려의 건국 배경을 살피는데 있어 중요한 증거를 제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삼국유사」가 전하는 금와왕에 대한 전설적인 얘기를 들어보기로 하자. 동부여의 해부루 왕은 늙도록 자식이 없었다. 도읍을 동쪽으로 옮긴 후 세월이 많이 흘렀고 이제 해부루왕도 노쇠하여 심신이 전과 같이 자유스럽지가 않아 대를 이을 후사를 걱정하게 되었다. 어느날 해부루왕은 후사를 있게 해달라고 산천에 제사를 지내러 갔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타고 가던 말이 곤연에 이르러 큰 돌을 마주보고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왕이 기이히 여겨 수행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돌을 옮기게 하였더니 그 밑에 금빛 개구리 모양의 어린아이가 강보에 싸여 누워있지 않은가. 왕은 무척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하늘이 내게 내려준 아들 이라며 거두어다가 길렀다. 아이의 이름을 금와라고 하였고 금와가 성장하자 태자로 삼았다. 얼마 후 해부루왕이 돌아가시자 개구리 왕자인 금와가 대를 이어 동부여의 왕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상한 전설인가. 이같이 아름다운 설화를 소재로 한 명작이 나올 법 도한데 말이다. 필자가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이다. 막내아이 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하여 도서관에서 동화책을 한 권 빌려다가 같이 읽은 적이 있다. 지금에 그 제목과 작가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나 개구리왕자에 대한 얘기였다. 그 줄거리 인즉 어느 나라의 공주가 공을 가지고 놀다가 그만 공을 연못에 빠뜨리고 울고 있었다. 그런데 난데 없이 개구리 하나가 뛰어나와 공을 건져줄 터이니 같이 살겠냐고 하여 공주는 무심히 그러마고 대답하였다. 공을 건져준 개구리는 공주의 뒤를 따라 왕궁으로 들어와서는 공주의 침대에 누워 잠을 자고 공주의 음식을 빼앗아 먹는 등 갖은 행패를 부리는 것이었다. 어느 날 개구리는 놀랍게도 왕자로 변신하여 공주 앞에 나타난다. 개구리가 다시 왕자로 환생한 것이다. 그 후 개구리 왕자는 공주와 결혼하여 12필의 백마가 끄는 마차를 타고 금의환궁 한다는 얘기 이다. 나는 그 동화를 읽고 어느 유럽작가가 동부여의 금와왕에 대한 전설을 얻어 듣고 그것을 소재로 하여 그 같이 아름다운 동화를 창작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실증적인 역사연구에 있어서는 전설이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무시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옛사람들은 그 신화 전설을 실제 있었던 일 같이 믿고 구구전승해 온 것이다. 더욱이 기록문헌이 전무한 당시로서는 고고학적 발굴의 성과나 연사유적에 의거하여 실증적인 연구가 가능하지만 그 같은 자료마저 희귀하다면 천상 전설에서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캐물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말이 좀 길어진 것 같다. 이제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자. 해부루왕이 돌아가시자 개구리 왕자인 금와가 동부여의 왕위에 올랐다. 주몽은 동부여의 왕궁에서 태어났다. 금와왕 에게는 아들 일곱이 있었다. 큰 아들의 이름은 대소이고 막내아들의 이름은 갈사(葛思)라 했다. 주몽은 금와왕의 친 자식이 아니었다. 그가 부여의 왕자로 높임을 받게 된 것은 생모 유화가 금와왕의 후비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몽이 알에서 나왔다는 것과 뛰어난 무예와 현명함, 성스러움, 인자함이 도리어 여러 왕자들의 시기와 미움의 대상이 되어, 왕자들은 기회 있을 때 마다 주몽을 제거하려고 했다. 금와왕도 주몽의 용맹성을 경계 했다. 장남 대소가 금와왕 에게 아뢰기를 “주몽은 여느 사람과 같이 출생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사람됨이 용맹스러움으로 일찍이 도모하지 않으면 후환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라고 하면서 주몽을 없애야 한다고 간언했다. 그러나 금와왕은 대소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대신 주몽에게 말 기르는 일을 맡겼다. 주몽은 오히려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면서 크고 좋은 말은 먹이를 적게 주어 마르게 하고, 늙고 병든 말은 잘 먹여서 살찌게 하였다. 주몽은 부여에 더 이상 머물 수 없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는 부여를 버리고 딴 곳으로 가서 나라를 세워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고 미리부터 준비를 해 왔던 것이다. 주몽의 어머니 유화도 아들의 장래가 몹시 걱정되었던지 “나라 사람들이 너를 꼭 해치려고 하니 네 재략으로 어디를 간들 못 살겠느냐”고 하면서 빨리 도망갈 것을 재촉했다.
주몽은 어느 날 밤 오이, 마리, 협보 등 세 사람을 데리고 남쪽으로 길을 떠났다. 주몽이 부여를 탈출한 것이 그 시기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당시의 정황을 종합해 볼 때 그가 19세 되던 봄날이 아닌가 추측된다. 주몽이 부여를 탈출하는 전도는 결코 안전하고 평탄한 길이 아니었다. 호태왕 비문에는 “추모(주몽)대왕이 천명을 받아 어가를 타고 남하 하였다” 라고 기록하였지만, 대왕의 행차를 숭고한 것으로 높이는 뜻에서 말한 것이고, 실은 남모르게 야반도주 하는 입장이라 전전긍긍하는 필사적인 탈출이었다. 그것은 주몽 일행이 부여의 경계선인 암리대수에 이르렀을 때 수신에게 절규한 당시의 절박한 사정이 잘 보여주고 있다. 그에 대하여는 전 장에서 말했기 때문에 부언하지 않기로 한다. 주몽은 부여를 탈출할 때 오이, 마리, 협보 등 세 사람을 데리고 나왔다. 그런데 중국의 「위서」나「북사」는 오인(烏引), 오위(烏偉) 그 이름이 다를 뿐 아니라 두 사람이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 후 협보, 마리 등의 역할을 보면 「삼국사기」의 기록이 옳은 것 같다. 주몽의 일행이 보술수에 이르렀을 때 또 세 사람을 만났는데, 이들은 베옷을 입은 재사, 검은 장삼을 입은 무골과, 마른 풀로 만은 누역을 걸친 묵거였다. 그리고 후에 부분노(扶芬奴)도 만났다.
이들이 주몽을 도와 고구려 창건에 앞장섰던 장군들이다. 주몽이 고구려를 창건한 것이 서기전 37년이라고 한다. 주몽이 고구려라는 대제국을 창건하는 대업을 성취하는데는 여러 난관을 돌파하고, 시련을 겪으면서 상당한 시일을 요했을 것이다. 일반 가옥 하나를 짓는데도 반년 혹은 일년이 걸리는데 도읍을 정하고 나라를 세우는 일이 일조 일석에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삼국사기 는 전하기를 “주몽이 졸본주(卒本州)에 이르러 도읍을 정하고 미처 궁궐을 짓지 못하여 비류수 위에 초가집을 짓고 살면서 국호를 고구려 라고 했다”고 한다. 한 국가의 역사적 발전 과정에는 일정한 순서와 단계가 있는 법이다.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처음부터 완전할 수는 없다. 초기 원시적인 상태에서 출발하여 점차 발전해 가게 마련이다.
주몽이 고구려 창건에 있어서 졸본부여의 추장 연타발의 재력과 그의 딸 소서노(召西奴)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그리하여 주몽은 나라를 세우고 소서노를 왕비로 맞아 그를 극진히 사랑했다. 소서노는 과연 어떤 여자 였는가. 사극 주몽에서 보면 소서노의 역할이 대단히 큰 것으로 나타난다. 「삼국사기」와「삼국유사」의 고구려 편에서는 소서노의 이름도 찾아볼 수 없다는 반면 「삼국사기」의 백제 온조 대왕 편에 보면 소서노에 대한 얘기가 비교적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2주 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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