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인생 13 |
보스톤코리아 2023-12-04, 11:57:18 |
16번홀 : 버디가 보기된다. 골프라는 운동을 접해 본 사람이라면 라운딩 하면서 “버디가 보기된다”는 이 말을 안들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욕심 부리다 본전도 못찾는다는 골프의 격언과도 같은 말인 것이다. 15번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자칭 그림같은 폼으로 동반자들에게 뷰티풀! 오잘공!(오늘 제일 잘 맞은 공)이라는 환호를 받으며 나의 티샷을 멋지게 페어웨이 중앙에 안착시킨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 맞은 공이다. 한껏 어깨에 힘을 주고 세컨샷을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 딛는다. 두번째 샷, 보통 나와같은 주말 골퍼들에게는 티샷이 잘 맞으면 세컨샷은 십중 팔구 뒷땅 아니면 어이없이 비껴맞는 실수를 범하기 일수다. 하지만 이게 왠일! 세컨샷도 그림같이 핀을 향해 날라간다. 누가 나의 이전 상황을 못 보고 이번홀만 지켜봤다면 분명 와! 선수 아니세요? 싱글골퍼 맞죠?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샷이었다. 핀 1.5미터에 갖다 붙인 절묘한 세컨샷이다. 누가 뭐래도 완벽한 버디찬스. 핀 1.5미터 내리막 퍼팅, 더군다나 라이도 좋다. 라이 걱정없이 홀컵만 보고 일직선으로 치면 된다. 동반자들의 볼은 그린 주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상황. 이 퍼팅만 성공하면 지금까지 구멍난 내 주머니에서 술술 빠져나갔던 귀하디 귀한 나의 머니를 일순간에 회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와중에 친구 한놈이 내게 다가와 넌지시 속인다. "버디가 보기되니 조심해라" 또 한놈은 내게 오더니 아직 치지도 않은 나에게 "나이스 버디!, 버디 하려면 무조건 홀컵을 지나가게 치는것 알지?" 이것들이 속으로 버디 안되게 고사를 지내는구나. 하지만 걱정마라 이번엔 무슨일이 있어도 버디한다. 호기롭게 맘을 가다듬고 잔뜩 긴장하여 퍼팅을 시도한다. 공이 굴러간다. 아뿔사! 홀컵을 아슬아슬하게 비껴 나간다. 내리막이라 쉬지않고 굴러간다. 1미터, 2미터, 3미터 계속 굴러간다. 아이고.... 파도 어려운 위치까지 가고서야 볼이 멈춘다. 정말이지 파도 어렵다. 하지만 무슨일이 있어도 파로 막아야 본전을 한다는 일념으로 퍼팅을 해 본다. 잔뜩 긴장한 탓인지 소심한 탓인지 이번에는 힘없이 홀컵 바로 앞에서 멈추고 만다. 보기다. 말 그대로 버디가 보기가 되는 순간이다. 처음부터 욕심 부리지 말고 홀컵에 붙인다는 생각으로 칠걸 그러면 파라도 했을텐데... 지금와 후회해도 아무 소용 없다. 인생에서도 이와같은 상황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과하게 욕심 부리다 본전도 못찾는 경우가 참 많다. 주식을 하며 이정도 수익이면 스톱하고 판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조금 더, 조금 더 하는 사이 내 주식은 어느세 마이너스로 곤두박질 치고있다. 와이프에게 적정 수준의 요구를 하다 와이프 기분이 좋은것 같아 무리하게 더 많은것을 요구하다보면 내게 돌아오는것이 아무것도 없을때가 많다. 나 몰래 불어난 뱃살을 뺀다고 1마일만 달려보자고 나갔다가 조금 더, 조금 더 이왕 뛰는거 3마일 채우자 했다가 한 일주일을 누워만 있는 경우도 있다. “인생이고 골프고 욕심부리지 말자. 과욕은 금물이다.” 박진영 (보스톤라이프스토리닷컴 대표)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의견목록 [의견수 : 1] |
whitemoon | |
공은 제자리에 있는데, 몸과 마음이 왔다갔다 하지요! 0.5초 를 못참고 콩밭으로 달려간 시선을 아쉬워 하지만 이미 떠난 열차! 또다시 실수를 반복 한다면 거기까지라는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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