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터시 피해' 프랑스 女의원 "모두가 당할 수 있다" |
사건 후 첫 공개 발언…더는 외면할 수 없는 재앙, 경고 가해 상원 의원, 소속 정당서 정직…의회 활동도 제동 |
보스톤코리아 2023-11-21, 08:07:10 |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동료 의원으로부터 엑스터시가 든 샴페인을 모르고 받아마셨다가 위기에 빠졌던 프랑스 여성 의원이 "누구든 저와 같은 일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1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산드린 조소 하원 의원은 전날 밤 프랑스5 방송에 출연, 이번 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며 피해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그가 사건 후 공개적으로 발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소 의원은 지난 14일 동료 의원의 행사장에서 만난 조엘 게리오(66) 상원 의원의 초대로 그의 자택에서 술을 마셨다. 두 사람이 알고 지낸 지는 10년가량 됐으나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고 한다. 게리오 의원이 건넨 샴페인 잔을 받아마신 조소 의원은 약 20분 뒤 식은땀이 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걸 느꼈다. 조소 의원은 당시 그의 행동이 이상했다고 기억했다. 게리오 의원이 여러 차례 건배를 제의했고 거실 조명의 스위치를 만지작거리며 빛의 강도를 다양하게 조절했다는 것이다. 그가 주방 조리대 아래 서랍에 흰색 물질이 든 봉지를 넣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몸에 이상을 느낀 조소 의원은 현장에서 도망치기로 마음먹었다. 조소 의원은 "생존 본능이었다"면서 "처음엔 심장마비로 죽는 줄 알았고 다음엔 그가 저를 학대할 것 같아서 죽는 줄 알았다. 엘리베이터 안에선 더는 서 있을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조소 의원은 급하게 택시를 불러 국회로 돌아와 응급 처치를 받은 뒤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조소 의원의 체내에서 엑스터시가 검출됐다. 조소 의원은 의사로부터 조명을 조작하는 건 약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법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는 "의사들이 제게 '당신 같은 사람들이 매일 하루에 세 번씩 온다'고 했다. 누가 오는지 물으니 모든 연령대,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었다"며 "배신은 가까운 사람에게서도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우리 모두 제가 겪은 일을 당할 수 있다"며 "더는 외면할 수 없는 이런 재앙에 사람들이 관심 갖게 하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수사 당국은 게리오 의원의 자택에서 엑스터시를 압수했다. 현재 그는 성범죄를 목적으로 약물을 투여, 소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게리오 의원이 속한 중도 정당 '오리종'(Horizons)은 그에게 정직 처분을 내린 뒤 제명 절차에 착수했다. 제라르 라르셰르 상원 의장도 게리오 의원에게 "사실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모든 활동에서 빠지라"고 요청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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