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파고드는 중국어…사우디, 중고교서 의무교육 |
2019년 UAE 시작으로 이집트, 이란도 중국어 교과 채택 |
보스톤코리아 2023-09-17, 13:02:00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밀착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사우디가 중고교에서 중국어 의무교육을 개시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동 최대 국가 사우디는 지난달 공립과 사립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 중국 표준어 푸퉁화(만다린)를 포함했다. 사우디 매체 사우디 가제트에 따르면 현지 각 중고등학교 중국어 수업에는 학생들의 자율학습을 지도하고 지원할 학습 도우미를 배치할 예정이다. 사우디의 이같은 조치는 앞서 2019년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 체결한 협약에 따른 것이다. 당시 사우디 정부는 대학을 포함해 사우디의 모든 단계 교육과정에 중국어 과목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협약은 미중 관계 악화 속에서 서방에서 중국어 학습 인기가 쇠퇴하는 가운데 이뤄져 중국의 글로벌 문화 공략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SCMP는 설명했다. 미국은 자국 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중국 문화 전파의 첨병 역할을 하는 공자학원 퇴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자학원은 중국 교육부가 각국 대학과 연계해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세운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2004년 서울(공자아카데미)에 처음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급속히 세를 불려 2020년 기준 160여개국에 560여곳이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7월 미 국방부 패트릭 라이더 대변인은 "2021년 개정된 국방수권법(NDAA)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국방부는 공자학원과 관계된 어떤 연구 기관도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미국 내 공자학원은 2017년 118곳에서 작년 말 기준 7곳으로 94% 급감했다. SCMP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우려에 미국, 유럽, 호주 등지에서 최근 몇년간 공자학원 100여 곳이 문을 닫았다"며 "신장, 홍콩,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면서 공자학원을 유치한 서방 대학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이 서방과의 갈등 속에 영향력 확대를 위해 공을 들이는 중동, 아프리카, 남미 지역에서는 중국어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 6월 프린스술탄대에 자국 첫 공자학원의 문을 열었다. 호주 플린더대 제프리 길 선임강사는 SCMP에 "서방 국가들에서 중국어 학습 인기가 쇠퇴하는 것은 정치·경제적 분쟁에 따른 중국과의 관계 악화 영향"이라며 "다른 지역 국가들은 중국과 관계가 그보다 낫고 중국어 학습을 전파하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과 맞물려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강하고 심지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가 2019년 가장 먼저 국가 교육 시스템에 중국어를 포함했다. 중국의 지원으로 UAE에서 중국어 프로그램을 채택한 공립 학교는 2019년 100개에서 지난해 158개로 늘어났다. 2020년에는 이집트가 초중고등학교에서 중국어를 제2외국어 선택 과목으로 채택하는 업무협약(MOU)을 중국과 맺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중고등학교 외국어 과목에 중국어를 포함하는 법에 서명했다. 플린더대 길 강사는 서방과의 긴장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이 아프리카, 중동, 남미로 시선을 돌려 중국어 교육을 통해 현지에 소프트 파워를 행사하려고 한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는 사우디와 이란, UAE,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의 새 회원국 가입을 승인하기로 했다. 지난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이어 지난달에는 상업 도시 제다에 중국어 학원을 연 마융량 씨는 SCMP에 "사우디에서 중국어 교습의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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