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폐차廢車 |
보스톤코리아 2023-08-14, 11:26:57 |
서부 개척시대 라던가. 금광을 찾아 너나 없이 나섰던 때를 말한다. 말(馬)은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 현시대의 자동차와 같았을 터. 그러나 이런 유용한 말도 다리에 이상이 생기면, 폐마廢馬시켰다고 한다. 총으로 쏘아 안락사 시키는 걸 말한다. 죽음을 앞에 둔 말의 눈眼이다. 마지막 순간, 말은 카우보이의 총구를 조용히 올려다 봤을 터. 말의 눈은 유난히 크기도 한테, 오히려 평화롭게 보일수도 있겠다. 말이야 자신의 죽음을 순간 예상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카우보이는 차마 눈을 마주 칠 수도 없었을 게다. 폐마의 순간은 오히려 처연하기만 하다. 시인은 폐차廢車가 평화스럽다고 했다. 폐차는부활 같은 건 꿈꾸지 않나 보다쓸 만한 부품은 성한 놈들에게 내어주고폐차장엔 끝끝내끌고 온 길들을 놓아주어 버린분해되는 낡은 차가그래서 평화스럽다(복효근, 폐차가 아름다운 아침 중에서) 몇주전 자동차 사고가 났다. 운전하던 나는 무사했다만 차車는 폐차 판정을 받았다. 보험회사에서 최종 진단을 내린 거다. 고치는 것보다 폐차하는 편이 오히려 싸다는 계산인 게다. 바디샵에선 고칠수 있다면서 쓴 입맛을 다셨다. 보험회사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폐차 시키기전, 차를 보러 가란다. 중요한 문건을 챙기고, 플레이트를 떼어가라는 거다. 폐차 전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라는 말과 같이 들렸다. 아닌게 아니라, 부서진 차를 볼적에 마음이 짠했더랬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는 혼자말이 새어 나왔다. 부서진 차는 평화스럽게 보이진 않았다. 광산에서 파낼 가치있는 광물이 더이상 없다면, 폐광廢鑛시킨다. 쓸모 없어졌다는 말인데, 광산을 향한 탐사는 계속된다. 눈을 돌렸다고도 하고, 이젠 폐廢건전기와 폐전자제품에 남은 희귀광물을 찾으려 한단다. 이런걸 도시광산都市鑛山이라 한다던가. 폐廢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 함이라 (마태 5:17)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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