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은근과 끈기 |
보스톤코리아 2023-07-10, 11:27:59 |
지난 달이다. 우리교회(보스톤한인교회) 상록기도회 어른들께 몇마디 말씀을 들인 적이 있다. 그런데 말씀중 돌발 질문을 받았다. 은근 하다는게 무슨 뜻인가요. 은근과 끈기라는 말이 나올 적이었는데, 어른께서 물으셨던 거다. 대답이야 우물쭈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은근하다는 말은 자주 썼다만 뜻을 알고 이해했던건 아니었던 거다. 은근과 끈기. 말이야 어릴적 부터 익히 듣긴 들었던 바. 조윤제선생의 수필제목이기도 하다. 한국문학과 한국인의 특질을 이야기했던거다. 몇줄 그대로 옮긴다. ‘좋다는 점이 뚜렷이 그대로 노출되지 않고, 여백과 여운을 두고 있는 곳에 은근한 맛이 있어, 일상 보고 듣고 읽어도 끝이 오지 않는다. …. '은근'과 '끈기', 이것은 확실히 한국 문학에 나타나는 현저한 한 모습일 것이다. 혼돈 광막한 것이 중국 문학의 특성이고, 유머러스한 것이 영국 문학의 특성이고, 담백 경쾌한 것이 일본 문학의 특성이라고 한다면, 나는 감히 이 '은근'과 '끈기'를 한국 문학의 특성이라 주장하고 싶다.’ 초등 국어사전을 들췄다. ‘태도가 겸손하고 점잖고, 서로 오고가는 마음이 남모르게 정답고 알뜰하다. 또한 은밀하여 의문스럽다.’ 뜻이 여럿이 아닌가 싶다. 아예 국영사전을 찾았다. 은근慇懃란 한자어는 어려운데, 몇줄 그대로 옮긴다. Politeness, earnestness, polite/kin/attentive, quietness. 정중하고, 성실하며, 친절과 세심을 합해 조용함. 오직 두 글자의 단어인데, 뜻은 매우 넓고 깊기만 하다. 은근함의 선두는 은은한 달빛아래 일수도 있다. 은근짜 놓는 김홍도나 신윤복의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거다. 은근한 수작酬酌이 되겠는데 ‘은근한 걱정’이 앞선다. 미당 서정주도 읊펐다. 그의 시 중에 한줄이다. 은근하고 구수한 숭늉냄새라 했다. 어머님이 끊여 주던 뜨시한 숭늉,은근하고 구수하던 그 숭늉 냄새.시월이라 상달되니 더 안 잊히네.… (서정주, 시월이라 상달되니 중에서) 세월이 흐를 만큼 흘렀나. 이젠 은근함을 넘어 화끈하고, 도발적이며 직선이다. 곡선과 우회는 없다는 거다. 게다가 빠름까지 더한다. 은근함과 빠름은 어울리는 조합인가? 그런데 끈기는 어떻게 정의 하나. 그래서 아브라함은 끈기있게 참아 (히브리서 6:15)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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