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클래식' 또 우뚝…바리톤 김태한,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결선 진출자 중 최연소·100% 국내파…슈퍼스타가 되고 싶어요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 1위 첫 사례…심사 조수미, 내가 우승한 것보다 더 기뻐
보스톤코리아  2023-06-03, 21:22:33 
김태한(바리톤)이 4일(현지시간) 발표된 세계 3대 성악 경연대회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사진은 지난 2일 열린 결선 무대.
김태한(바리톤)이 4일(현지시간) 발표된 세계 3대 성악 경연대회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사진은 지난 2일 열린 결선 무대.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K-클래식'이 세계적 권위의 클래식 경연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우뚝 섰다.

4일(현지시간) 새벽 발표된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대회 결과 한국인 성악가 김태한(22·바리톤)이 우승을 차지했다.

1988년 이 대회에 성악 부문이 신설된 이후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로는 첫 사례다.

또 한국은 첼로 부문으로 열린 지난해 대회에서 우승한 최하영에 이어 2년 연속 대회를 석권하게 됐다.

선화예고와 서울대 음대를 나온 김태한은 중3 때부터 성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직전 4년간 나건용 교수를 사사했다.

현재는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스튜디오에서 김영미 교수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100% 순수 국내파다.

2000년 8월생으로 이번 대회 12명의 결선 진출자 중 최연소이자 작년 9월 독주회에 갓 데뷔한 성악계 샛별이다.

그는 2021년 국내에서 개최된 한국성악콩쿠르, 한국성악가협회 국제성악콩쿠르, 중앙음악콩쿠르에서 각각 2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작년에는 스페인 비냐스·독일 슈팀멘·이탈리아 리카르도 잔도나이 등 3개 국제콩쿠르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차츰 해외로 무대를 넓혔다.

이후 성악 부문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높은 시상대에 오르며 또 한 명의 'K-클래식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김태한은 우승 직후 연합뉴스 등과 만나 "이번 콩쿠르 준비를 위해 '음악에 잠겨' 살았던 것 같다"며 "무대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임하기에 부담감은 전혀 없었고 행복하게 노래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슈퍼스타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한 그는 "세계 각국을 돌며 노래하는 오페라 가수가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총 12명이 진출한 이번 대회 결선 무대는 지난 1일부터 전날 오후까지 사흘에 나눠 진행됐다.

결선 진출자는 최소 3곡에서 6곡을 부르고, 두 가지 이상 언어 및 오페라 아리아 1곡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지난 2일 무대에 오른 김태한은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 중 '오 카를로 내 말을 들어보게', 코른콜트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 등 네 곡을 선보였다.

특히 그는 이탈리아어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베르디의 곡을 '불어 버전'으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벨기에가 불어권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전달력을 극대화한 탁월한 전략이었다는 평가다.

벨기에 왕가가 주관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매년 피아노·첼로·성악·바이올린 부문 순으로 돌아가며 개최된다.

폴란드의 쇼팽 피아노 콩쿠르, 러시아의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힌다.

역대 한국인 우승자로는 홍혜란(성악·2011년), 황수미(성악·2014년), 임지영(바이올린·2015년), 최하영(첼로·2022년) 등 네 명이 있다.

올해 대회의 경우 본선 무대부터 한국인 참가자가 최다를 차지하며 초반부터 현지 매체의 주목을 받았다.

결선에는 김태한 외에 정인호(31·베이스), 다니엘 권(30·바리톤) 등 3명이 진출했다.

12명 중 6위까지가 입상자에 해당하는데, 이번 대회 결선 진출 자 중 유일한 베이스인 정인호도 5위로 입상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성악 부문에서는 처음으로 2명이 동반 입상하는 기록도 세웠다.

여기에 한국이 낳은 세계적 성악가 조수미가 올해 심사위원으로 선정되면서 의미를 더했다.

조수미는 결과 발표 뒤 연합뉴스 등과 만나 "(김태한이) 나이가 어린데도 노래를 들었을 때 가슴에 와닿는 공연을 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도 콩쿠르 우승을 많이 했는데, 내가 우승했을 때보다 더 기쁘다"고 웃었다.

조수미는 결과 발표가 난 뒤 김태한을 비롯한 한국인 결선 진출자 3명 모두를 끌어안아 주기도 했다.

우승자에게는 향후 열리는 시상식에서 벨기에 마틸드 왕비가 직접 시상하며, 2만5천 유로(약 3천500만원)의 상금을 준다.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은 올해 대회까지 9년 연속 주최측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한국인 참가자들을 지원했다.

문화원은 추후 콩쿠르 입상자들을 초청해 갈라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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