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불안 속 신용경색 우려…"통화공급 줄고 대출부실 심화" |
보스톤코리아 2023-05-01, 07:51:17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문제로 한동안 잠잠하던 미국 은행권 불안이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미국 경제 곳곳에서 대출 축소에 따른 신용 경색 조짐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 보도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중 은행에 지원하는 긴급대출 규모가 2주 연속 증가하는 등 은행권 자금 압박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은행권 불안에 따른 대출 감소가 연준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이상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어맨다 리넘은 최근 "미국 은행권의 대출이 향후 몇 분기 동안 줄어들 것"이라고 밝히는 등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또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통화공급 감소가 신용 경색의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꼽았다. 최근 연준의 광의 통화량(M2 기준) 공급이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하는 등 최소한 1960년 이후 가장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거시경제 상황 악화 속에 시중은행이 악성 소비자 대출에 대비해 쌓아둔 충당부채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께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올라간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대형은행 씨티그룹의 1분기 충당부채는 20억 달러(약 2조6천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억4천500만달러(약 1조6천억원) 늘었고, JP모건은 같은 기간 23억 달러(약 3조원)로 8억 달러(약 1조원) 증가했다. 사무용 건물·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은행권 불안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사무용 건물 공실률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것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공실 증가 등으로 미국 사무용 건물의 평가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부동산 개발사들이 빚을 갚지 못하고 그 여파로 대출 은행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사무용 건물 평가 가치가 고점 대비 40% 급락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으며, 지난해 미국 소매점 및 사무용 건물 대출 가운데 지역은행 비중이 각각 46%, 30%로 가장 높은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액면가의 80% 미만으로 거래되는 대출(loans)이 2월 말 이후 26% 늘어나 1천270억 달러(약 170조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오크트리 자산운용의 대니엘 폴리는 역사적으로 투기 등급(하이일드) 채권보다 양호했던 대출 시장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비율이 향후 증가할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는 이밖에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기업 경영진들의 신용 언급 빈도가 높아지는 것도 부정적인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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