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선언 '한국형 확장억제' 명문화…실효적 운용이 관건
한미 정상, 별도 성명 첫 채택…'나토 유사' 핵협의그룹 운용
전략자산 빈번 전개 등 일각선 美핵우산 '기대 이하' 지적 나올 수도
보스톤코리아  2023-04-26, 10:43:33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한미 양국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한미정상회담에서 '워싱턴 선언'을 채택하기로 한 것은 기존의 확장억제 강화를 정상 간 문서로 명문화한다는 데 의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극대화하고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이 커지는 여론을 고려해 확장억제를 보다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무엇보다 '워싱턴 선언'은 한미가 정상회담 후 확장억제와 관련한 별도 문서를 처음 내놓는다는 데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국의 보다 확실한 '확장억제' 담보 요구에 미국이 호응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대통령실과 미 행정부가 전날 브리핑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한미 정상이 발표할 확장억제 강화 방안에는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Nuclear Consultative Group) 창설 방안이 포함됐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가동 중인 핵기획그룹(NPG)과 유사한 '한국형 평시 협의체'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의 관여도를 넓힐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미국이 만약에 일어날 수 있는 중대한 사태에 대한 계획을 어떻게 구상하는지에 대한 한국의 이해를 돕고 그런 숙의(deliberation)에서 한국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SSBN)의 진입 등 한반도 주변에 보다 빈번한 미 전략자산 전개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합의를 놓고 미국이 이번에 약속한 '확장억제 담보' 수위가 한국 내 안보 불안을 누그러뜨리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확장억제 실효성 강화를 이번 회담의 최우선 의제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핵무기 사용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미국 대통령의 권한(sole authority)"이라며 한국이 미국의 핵 사용 결정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오히려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준수 의사를 밝히며 '자체 핵무장'은 선택지에 없다는 점을 이번 성명을 통해 분명히 밝히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한의 남한 핵공격에 미국이 핵으로 보복한다'는 내용을 비롯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언론에서 전망한 '한 단계 더 진전된' 확장억제 메시지가 포함될지도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핵잠수함(SSBN) 등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더 자주 전개한다는 방안에 있어서도 실효성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핵잠수함 운용은 극비의 군사보안이라는 점에서 전적으로 미국의 '선의'에만 의지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결국 워싱턴선언에 담기는 각종 방안의 실효적 운용에 성패가 달렸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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