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털모자 |
보스톤코리아 2023-01-09, 11:44:17 |
올겨울 새롭게 붙은 광화문 글판이다. 사람과의 관계 역시 어울려야 한단다. 너에게는 내가 잘 어울린다 우리는 손을 잡고 어둠을 헤엄치고 빛 속을 걷는다 (광화문 글판, 2022년 겨울) 어디 너와 나의 관계 뿐이랴. 어울려야 하는건 여럿이다. 한국신문에서 읽었다. 어느 기자가 대통령과 만날 적에 샌들을 신었다고 했다. 어울리지 않는 복식이라고 덛붙였다. 때와 장소에 따라 복장은 달라져야 한다. 격식에 맞지 않으면 어울리지도 않는다. 구두를 신어야 할곳도 있을 것이고, 모자를 써야 할때도 있다. 겨울이다. 보스톤 겨울은 모자를 찾게 한다. 털모자는 방한용인데 밀집모자는 여름이다. 시인 신석정이 어울릴것이다. 예술가라면 베레모도 그럴듯 하다. 화가나 시인들은 파이프와 더불어 베레모를 쓰곤 했다. 조병화시인의 사진이 그러하다. 모자중엔 중절모도 있다. 옛적 신사들이 쓰던 모자다. 갖춰 입고 쓴 모습은 보기에 그럴듯 하고 영화 김두한에서도 나온다. 내 선친의 옛적 색바랜 흑백사진에서도 보인다. 한국 친구하나가 사진을 보내왔다. 중절모를 쓰고 있는 모습이다. 덧붙인 변명에 고개를 끄떡였다. 그는 머리가 빠지는 탈모증세를 보이는데, 겨울이면 머리가 시릴테니 말이다. 방한겸, 외모상 머리에 얹는 거다. 하긴 여름엔 더하다고 했다. 내리 쬐는 직사광선을 막을 수없는데, 도저히 감당할 수없다던가. 머리털 보호막이 없기 때문이란다. 모자라면 링컨대통령일게다. 트레이드 마크라 해야 할까. 대통령의 신장이 198센티라 했으니 무척 큰키였다. 그런 그가 하이탑 모자를 즐겨 썼는데 사진에서 보면 영락없이 높고 길기만하다. 모자속엔 메모지를 포함해 펜과 잉크까지 넣고 있었다고 한다. 때때로 메모해야 할일이 있었기 때문일게다. 모자가 아닌 주머니로 여겼던 모양이다. 이 겨울 나 역시 중절모를 써볼꺼나. 아니 털모자라 해야겠다. 빵떡모자인데 보스톤에선 겨울에 필요하다. 눈을 치울 적에 더없이 요긴한거다. 아내가 한마디 덧붙인다. 군고구마 장사냐? 시인 류시화 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말을 바꾼다. 모자를 써도 나는 머리가 시리다. 그럴적에, 어울리거나 말거나 모자는 써야겠다. 머리가 허虛하기 때문이다. 어쩔꺼나. 무릇 남자로서 머리에 무엇을 쓰고 (고린도 전서 11:4)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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