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세상 - 삼학년
보스톤코리아  2007-09-04, 04:45:01 
삼학년
박성우(1971~)

미숫가루가 실컷 먹고싶었다
부엌 찬장에서 미숫가루통 훔쳐다가
동네 우물에 부었다
사카린이랑 슈가도 몽땅 털어 넣었다
두레박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미숫가루 저었다

뺨따귀를 첨으로 맞았다


해설) 그런 시대가 있었다. 미숫가루가 먹고 싶던 시절, 요즈음처럼 먹을 것이 많지 않던 가난한 시절, 원도 끝도 없이 먹고싶어서 “미숫가루통 훔쳐다가/동네 우물에 부었다”한다.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때 그 시절의 삼학년. 그것은 천진난만한 삼학년 짜리의 때묻지 않은 순박하며 기발한 발상이자, 특별한 상상의 발로가 아닐 수 없다. 두레박으로 실컷 먹을 것을 꿈꾼, 티없는 상상이지만 오히려 가슴 찡하도록 눈물겨우며, 저절로 빙그레 미소를 짓게끔 하고야 만다.
박성우 시인은 전북 정읍 출생.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06년 <한국일보>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으로<거미><가뜬한 잠>이 있으며, 신동엽창작상을 수상했다 .
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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