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언론 자유 위협"…트위터 기자계정 정지에 비판 확산
유엔 사무총장, 언론 검열 위험한 선례…EU, 트위터 제재 경고
언론단체, 민주주의 위협 규탄…테슬라 4.7% 급락, 또 악재되나
보스톤코리아  2022-12-16, 18:33:26 
테슬라와 트위터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와 트위터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막강한 재력과 소셜미디어 권력을 거머쥔 일론 머스크 테슬라와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기자들의 트위터 계정을 정지시키는 사태를 일으키면서 국제기구 및 단체들의 분노와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유엔과 유럽연합(EU). 국제 언론단체들은 16일(현지시간) 트위터의 기자 계정 정지 사태와 관련해 일제히 성명을 내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트위터는 전날 뉴욕타임스(NYT), 워싱턴 포스트(WP), CNN 등 유력 매체 소속 기자들의 계정을 사전 예고 절차도 없이 무더기로 정지했다.

이들은 과거 머스크의 개인 전용기가 어디 있는지를 표시해 주는 계정과 관련해 기사를 썼거나 머스크의 각종 행보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에서 보도했던 언론인들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트위터의 기자 계정 중단 조치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세계적으로 언론인에 대한 검열과 신체적 위협 등이 확산한 상황에서 트위터의 이 같은 조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멜리사 플레밍 유엔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별도 성명에서 머스크를 겨냥해 "언론의 자유는 장난감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라 요우로바 EU 집행위원회 가치·투명성 담당 부위원장은 내년 시행 예정인 디지털서비스법(DSA)을 거론하며 트위터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다.

DSA는 디지털 플랫폼이 인종이나 성별·종교에 대한 편파적 발언, 테러 콘텐츠, 불법 차별 콘텐츠 등을 인식하자마자 신속하게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반 시 글로벌 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거나 27개국 4억5천만 명을 지닌 EU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

프랑스 산업부 장관은 이번 사태에 항의하며 트위터 활동 중단을 선언했고, 독일 외교부는 트위터가 언론의 자유를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연방하원 전자통신인터넷위원회 소속 로리 트레이핸 의원은 트위터로부터 머스크를 비판하는 언론인을 보복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었는데, 12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트위터가 기자 계정을 정지시켰다고 분노했다.

국제 언론자유 감시단체 '국경없는기자회'(RSF)는 "민주주의의 큰 위협이자 정보 권리에 대한 재앙"이라고 지적했고, 국제언론자유상을 수여해온 비영리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보복의 두려움 없이 뉴스를 보도할 기자 권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규탄했다.

비즈니스언론인협회(SABEW)도 이번 사건은 미국 수정헌법 1조의 정신과 소셜미디어의 정보 배포 원칙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은 "머스크의 기자 계정 정지 사건은 언론의 자유를 위협한다는 전 세계적인 반발과 비난을 초래했다"며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를 자처했던 억만장자가 자신이 싫어하는 기자와 사용자를 제거한 증거"라고 꼬집었다.

NYT는 트위터의 기자 계정 정지 사태가 당국의 규제와 광고주 추가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정책 자금과 세제 혜택을 받아온 머스크의 계열회사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도 규제의 불똥이 튀는 등 추가 악재가 불거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머스크가 거느린 회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4.72% 급락한 150.23달러로 마감했다.

머스크는 전날 실시간 음성 채팅 서비스 '트위터 스페이스'에서 이번 사건을 둘러싼 토론이 벌어지자 계정이 정지된 기자들은 자신과 가족에 대한 '신상 털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상 털기를 하면 계정이 정지된다"고 일방적으로 말한 뒤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트위터 스페이스 대화방에서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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