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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풍월주 김천관에 관한 기록도 전임 풍월주 원선공의 것과 같이 거의 전하지 않는다. 다만 전임 풍월주 김원선의 기록에서 보듯 천관이 김군관의 적자였다는 것과 30세 풍월주 천관의 기록에서 그의 출생연도와 풍월주에 오른 연도, 그리고 그의 처와 8년간의 재임기록이 전부이다. 그 전문을 인용한다.

[천관은 기해년 생이고 정묘년에 낭郎이 되었다. 천관의 처는 곧 흠돌의 딸이다. 그리하여 낭정郎政이 다시 흠돌의 무리들에게 돌아갔다. 천관은 8년간 풍월주의 지위에 있었다.]

천관이 태어난 기해년은 639년이다. 그리고 정묘년에 낭이 되었다는 것은 그해 풍월주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묘년은 667년이다. 그러니 김천관은 28세에 풍월주가 되었다. 그는 8년간 풍월주로 있었는데 32명의 풍월주 가운데서 가장 오래 그 위位에 있었다. 천관이 가장 오래 화랑의 우두머리로 풍월주를 8년간 재임하였지만 그에 관한 기록은 거의 전무하다. 화랑세기 뿐만아니라 다른 사서에도 천관에 관한 기록은 전하지 않는다. 다만 그가 김군관의 적자라는 기록이 29세 풍월주 원선공조에 전한다.

천관의 아버지 김군관은 젊어서는 유능한 화랑으로 28세 무렵에 화랑의 수장인 풍월주(23세, 640 ~ 643년)를 역임하였다. 그리고 병부의 장군이 되어 삼국통일전쟁의 주요 전쟁공신이 되었다. 그는 661년 제2차 고구려와 당나라 전쟁에 참전하여 돌사성突沙城을 함락시키는데 빛나는 전공을 세웠다. 663년에는 한산주 도독이 되어, 당시 고구려와 백제부흥군 사이에 위치한 신라의 가장 중요한 요충지 한산주를 지키는데 그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였다. 그리고 668년 고구려 정벌에 참전하여 평양성을 함락시키는데도 선봉에서 싸웠다. 670년에는 나당전쟁이 발발하자 옛 백제 땅에 당나라가 설치한 웅진도독부를 문영 장군과 함께 기습 공격하여 12개의 성을 차지하고 7천여 당군의 목을 베었다. 680년 문무왕은 김군관의 혁혁한 공로를 인정하여 그를 상대등에 임명하였다…

다음은 천관의 가계를 살펴본다. 천관의 부모는 군관軍官과 천운天雲이다. 군관의 부모는 동란과 석명공주이다. 동란의 부모는 동종과 오란이다. 동란은 거칠부(황종)의 아들이다. 천관의 조모 석명공주의 부모는 제25대 진지왕과 보명궁주이다. 천관의 증조모 오란의 부모는 오종과 비란이며 오종은 진흥왕의 동부이복 동생으로 입종의 아들이다. 즉 오종의 부모는 입종과 사실공주이다. 입종은 법흥왕의 동생이며, 사실공주는 법흥왕의 딸이다. 그런데 사실공주의 어머니는 보현공주로 법흥왕의 친동생이다. 원종(법흥왕의 휘)이 왕위에 오르기 전, 어릴때 동생과 정을 통하여 낳은 딸이 사실공주이다.

보현공주는 후일 수지와 결혼하여 박영실을 낳았다. 적자가 없었던 법흥왕은 박영실을 차기 왕으로 이으려고 했었지만 법흥왕의 딸 지소를 따르는 신하(국인)들의 반대로 영실은 왕이 되지 못했고, 또한 후궁인 옥진궁주(박영실의 정처)와 낳은 아들 비대比臺로 이으려고도 했었지만 그 역시 지소와 위화랑(옥진의 아버지, 초대 풍월주)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지소태후는 어린 아들 삼맥종(진흥왕)을 보위에 올리면서 왕비가 되기 보다는 태후를 선택하였다.412)

천관의 어머니 천운은 당대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화랑세기에는 ‘경국지색’ 으로 기록되어 있다. 천운은 처음에 22세 풍월주 김양도의 후처였는데 양도가 군관을 화랑의 부제로 삼으면서 천운을 그와 혼인시켰다. 천운의 부모는 수품공과 천장낭주이다. 수품의 부모는 김구륜과 반야공주이다. 구륜의 부모는 제24대 진흥왕과 사도왕후이다. 천관의 외조부 수품은 636년에 상대등에 올랐다. 전임은 을제乙祭(632 ~ 636년)이고, 후임은 비담毗曇(645 ~ 647년)이 상대등을 지냈다. 수품이 상대등을 퇴임한 연도의 기록이 없기에 그가 과연 9년간 상대등에 재임하였는지 아니면 그와 비담 사이에 또 다른 인물이 상대등을 역임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수품은 진흥왕의 적손으로 상대등을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물론 화랑세기에도 그에 관한 기록이 거의 전하지 않는다.

풍월주 중에서 가장 오래 그 위位에 있었던 천관은 674년 김흠돌의 아들이자 처남인 흠언欽言에게 물려주었다(아마도 천관이 681년 ‘흠돌의 난’에 연루된 아버지 김군관이 처형될 때 함께 처형된 아들로 사료된다).

412) 옥진의 미모에 빠진 법흥왕은 박영실의 부인이 된 옥진을 취하는 대신 과부가 된 딸 지소와 박영실을 혼인시켰다. 지소는 박영실을 남편으로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황화공주와 송화공주 등 딸들을 두었다. 후일 송화는 김복승과 결혼하여 14세 풍월주 호림를 낳았고, 진평왕의 왕비 마야부인이 복승의 딸인데 어머니는 송화인지가 불분명하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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