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 너머의 진실
신영의 세상 스케치 864회
보스톤코리아  2022-11-14, 11:32:53 
우리는 삶 가운데서 때로는 어떤 일에 대해 또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그것이 진정 사실인지, 내 생각인지, 내 느낌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마음의 결정을 내릴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그야말로 내 멋대로 생각하고 내 느낌대로 표현하고 그것이 사실이라고 그렇게 믿고 곁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까지 강요할 때가 얼마나 많았던지.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리석고 어처구니 없는 행동이었다. 이제는 인생에서 어떤 일과 마닥뜨렸을 때 내 감정에 이끌리지 않고 그것이 사실인지 내 생각인지 아니면 내 느낌인지 제대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마음은 생각과 느낌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을 보고 어떤 생각이 일어날 때 그에 따른 느낌이 올라온다. 어떤 사실과 생각, 느낌이 구분되지 않으면 내 마음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명확히 알 수가 없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느낌과 생각에 끌려 다니고 만다. 그러나 마음이 생각과 느낌으로 선명하게 나누어지면 알아차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자기 안의 생각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러니 일어나는 생각에 끌려 다니지 않고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 생각을 바꾸면 느낌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자신의 마음을 잘 읽지 못하고 울컥 일어나는 분노를 잘 다스리지 못해 순간 뱉어버린 말이나 행동으로 자신에게 더 깊은 실수와 상처를 만들 때가 있다. 이것은 자신의 깊은 성찰이 없이는 변화할 수 없는 부분이며 무의식에 있던 분노가 표출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는 늘 불안전한 존재이기에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묵상(명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어른'이 '어른 아이'로 자라는 것이며 그저 '늙은이'로 늙어가는 것뿐이다. 그 어떤 일이나 관계에서도 내 탓이 아닌 남의 탓으로 돌리고 마는 '어른 아이'로 자라는 것이다.

일상에서 부딪치는 작은 소소한 일들 가운데서조차 순간에 일어나는 생각에 끌려다니지 말고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 노력을 하다 보면 나 자신이 생각에 끌려다니지 않는 힘(에너지)이 생기게 되고 그 생각을 바꾸게 되면 느낌은 저절로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과 노력을 하다 보면 그 다음으로 생각과 느낌에 끌려다니지 않고 내가 스스로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듯 인생은 나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사는 세상이기에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 함께 걸어가는 연습을 해야 하는 까닭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의 삶의 과제 중 '성공의 키'라면 '관계의 풀이'라고 말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예전처럼 어떤 연결고리에 의해 인생의 행로가 성공이냐 실패냐로 결정지어졌던 학연이나 지연 따위는 이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온 변화는 그런 지난 것들마저도 받아들이고 밀어내지 않는 포용력에 달렸다는 것이다. 내가 그들 속에 속하지 못했다고 그들을 탓하거나 밀어내지 말고 받아들이고 인정하라는 얘기이다. 내 성공을 위해 아첨하거나 비굴해지지 않는 나 자신의 당당한 삶 가운데서 더 넓고 멀리 보라는 것이다.

그렇게 넉넉함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마주한다면 그 어떤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흔들리거나 좌절하지 않는 힘(에너지)이 있어 든든한 것이다. 그렇지 못할 때 우리는 분노를 느끼게 되고 남을 탓하게 되며 나 자신은 더욱 초라해지고 좌절감에 흔들리고 마는 것이다. 자신이 느끼는 그 감정으로 분노는 더욱 커지고 그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으면 자존감의 상처로 인해 분노조절장애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을 망가뜨리기도 하지만 주변의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작은 일에서부터 철저하게 자신을 사랑하며 지킬 이유가 있다.

 분노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기도 하다. 그 어떤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생각되어질 때 억울함이 표출되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의 하나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조절인데, 그 조절을 어떻게 잘 표현하느냐가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순간 울컥 폭발의 감정이 올라왔을 때 깊은 호흡으로 잠시 나를 돌아보는 것이다. 이것이 내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그리고 이것이 지금 나의 생각인가 나의 느낌인가 아니면 진정 사실인가를 잠시 물어보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지금 일어난 이 감정이 사실인가, 생각인가, 느낌인가.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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