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26세 풍월주風月主 진공眞功(4)
보스톤코리아  2022-09-12, 12:41:30 
진공은 김춘장을 이어서 풍월주에 오르긴 하였지만 인품이 그다지 좋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그의 성품은 탐욕스러웠고 색을 좋아하여 무분별한 어색에 과도하게 몰두하였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 어울렸던 김흠돌과 함께 타인의 시선은 개의치 않고 주색에 빠져 지내는 날이 많았다. 화랑세기에 전하는 흠돌의 성품 또한 ‘마음이 험악하고 간사한 꾀가 많아 사람들이 모두 꺼렸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래도 진공은 ‘문장에도 능했고 풍채도 있었으며 굳세고 용맹스러워 무리를 다스리기에 족했다’ 는 기록으로 보아 문무를 겸비한 화랑으로 자질과 능력이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진공과 흠돌의 우정은 평생토록 변하지 않았다. 젊어서는 어색을 함께하였고, 아울러 화랑도의 수장인 풍월주의 자리도 주고 받았으며, 또한 삼국통일로 이어진 수 많은 전쟁도 함께 치루었고, 결국 그들은 죽음마저도 함께하였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진공의 전공을 보면, 그는 668년 고구려를 멸망시키는 과정에서 큰 공을 세워 일길찬(7등급)에서 대아찬(5등급)으로 파격 승진되었다. 668년 신라는, 고구려의 제3차 대당 전쟁에서 고구려의 패색이 짙어지자 ‘관망’하던 군대가 대대적으로 북진하기 시작하였다. 그 과정에서 황해도 지역의 2군 12성의 항복을 받아 무혈입성하였고, 이에 문무왕은 진공을 웅진도독부에 있던 당나라의 유인원劉仁願에게 보내 전승을 알렸다. 그리고 곧 평양성을 함락하였고, 진공은 2관등 승진하였다. 
그후 삼국은 통일되었지만 당나라는 물러나지 않고 한반도를 집어 삼키려는 야욕을 부리고 있었다. 이에 동맹이었던 신라와 당은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670년 나당전쟁에서 신라군은 옛 백제 땅에 있던 웅진도독부를 공격하여 당나라를 축출하였다. 이 전투에서 문무왕은 당나라가 지원군을 보낼 것에 대비하여 진공을 옹포甕浦(진공은 671년 정월에 옹포로 갔고, 정확한 위치를 현재는 알 수 없다) 에 보내 방어케 하였다. 전쟁은 신라의 승리로 끝났고, 진공은 파진찬(4등급)으로 승진되었다. 
진공은 삼국을 통일하고 당나라 군을 완전히 몰아내는데 큰 공을 세웠지만, ‘마음이 험악하고 간사한 꾀가 많은’ 친구 김흠돌과 함께 반란을 도모하였다가 삼대구족이 멸문지화를 당하였다. 681년 문무왕이 죽고 그의 아들 김정명이 신문왕으로 즉위하였다(681년7월1일). 정명태자의 장인 김흠돌은 문무왕 말년부터 역심을 품고 김흥원, 진공 등과 함께 반란을 도모하고 있었다. 한편 갓 즉위한 신문왕은 상대등 김군관을 병부령으로 강등시켰다(당시 김군관이 상대등과 병부령을 겸직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는 상대등에서 파직되었고 진복眞福이 후임에 올랐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김흠돌은 동년 8월8일 흥원, 진공 등과 함께 조급하게 반란을 일으켰다. 모든 것을 알고 대비한 것같은 신문왕은 주동자들을 비롯하여 잔당의 무리를 모두 소탕하고 8월16일에 교서를 내렸다. 물론 흠돌을 비롯한 주동자들은 삼대구족이 멸문지화를 당했다. 그리고 병부령으로 강등되었던 김군관은 역모를 알고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참수를 당하였고, 나머지 혈족은 멸하지 않았지만 그의 아들 한 명을 자결을 시키는 선에서 마무리하였다.
진공이 젊었을 때 흠돌과 함께 무분별하게 어색을 하러다닌 기록이 화랑세기에 자세히 전한다.
[이에 앞서 진공과 달복공達福公의 아들 흠돌欽突이 사이가 좋았다. 흠돌의 누나 흠신欽信이 보로전군寶路殿君에게 시집가서 두 딸을 낳았는데 아름다웠다. 진공과 흠돌이 꾀를 써서 흠신의 두 딸과 정을 통했으나, 흠신과 보로전군은 알지 못했다. 흠신의 어머니 정희政姬는 곧 유신공의 누이인데, 진공의 무례함에 노하여 유신공에게 고하여 벌을 주려 했다. 흠돌은 크게 두려워하여 곧 찰의察儀에게 귀중한 뇌물을 주어 보량寶良을 설득하게 했다. 보량은 이에 알아듣고 정희를 제지하며 말하기를 “폭로하면 단지 나의 자녀가 상처만 입지만 감추면 곧 물방울처럼 스스로 없어질 것이다. 어찌 생각을 깊이 하지 않습니까?” 했다. 정희가 곧 멈추었다. 이 때부터 진공은 더욱 거리낌이 없어졌다.]
위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혈연관계를 알면 이해가 좀더 쉬워진다.
김달복은 김유신의 여동생인 정희와 결혼하여 딸 흠신과 아들 흠돌과 흠운을 낳았다. 그리고 흠신이 보로전군에게 시집갔다. 보로전군의 부모는 진평왕과 보량이다. 보량은 양명공주의 딸인데, 후에 궁을 나와서 이부동복의 오빠인 22세 풍월주 김양도의 부인이 되었다. 보로전군의 두 딸을 건드리고 나서 김유신으로 부터 떨어질 체벌이 두려웠던 흠돌이 찰의에게 뇌물을 써서 보량을 을 설득하게 했다는 것은, 찰의가 양도의 폐아嬖兒로 있었기에 그렇게 한 것이다(또한 찰의가 보량과 사통을 했다는 기록도 있다). 뇌물을 먹은 보량은 손녀들의 ‘상처’ 를 ‘없어질 물방울’ 로 취급하였고, 아들 흠돌이 개입된 것도 모르고 외손녀들의 ‘상처’ 만 생각한 정희는 보량의 위세에 눌려서 외손녀들의 사건은 유야무야되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겹겹이 쌓이는 악재…올겨울 가스 대란 우려 고조 2022.09.12
천연가스를 둘러싼 악재가 겹겹이 쌓이며 올겨울 가스 대란 우려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움직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한국의 최대 가스 수..
사업체 운영과 노후대책 2022.09.12
미국에서 부자 탑 10%가 주식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미국 인구의 절반인 50%가 주식시장에 투자한 돈이 단 1%밖에 안 된..
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022.09.12
진공은 김춘장을 이어서 풍월주에 오르긴 하였지만 인품이 그다지 좋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그의 성품은 탐욕스러웠고 색을 좋아하여 무분별한 어색..
Living Trust 2022.09.12
트러스터(Trustor)란 재산의 주인 즉 생전신탁을 만드는 주체가 된다. 트러스티(Trustee)는 재산의 관리 자격인데 트러스터 본인도 할 수 있고 다른 이를..
한담객설閑談客說: 느티나무와 팽나무 2022.09.12
한국 연속극에서 나왔다. 유튜브에서 봤는데 팽나무란다. 화면에 비춰진 나무는 과연 키는 크고 덩치는 장대하다. 제법 나이도 들었음직 하다. 아니 아직 청춘일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