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코리아

김춘장은 할아버지 천주의 기상을 많이 닮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먼저 화랑세기의 내용을 인용한다.

[기상이 천주공과 닮은 점이 많았다. 그러므로 천장天長이 늘 천봉天鳳에게 일러 말하기를 “너희 지아비는 형阿兄을 닮지 않고 나와 몹시 닮았고, 너는 너의 아버지를 닮았고, 나를 닮지 않았다. 너의 부부는 도리어 나의 부부와 흡사하다” 했다. 그 말이 대개 빈말이 아니었다. (춘장)공은 일찍이 보종공寶宗公의 청결함을 사모하여 덕을 세우는 표준으로 삼고 틈이 생기면 반드시 화주와 같이 몸소 그 사당에 나아가 절하면 기도하고 돌아왔다. 보량寶良을 섬기기를 어머니 섬기는 것과 같이 하여 청하는 것은 들어주지 않는 것이 없었다. 보량은 이에 그 딸 양시良時를 춘장공에게 주어 첩으로 삼았고, 다른 잡스런 여자는 없었다. 공의 행실은 선문仙門의 사표師表가 될 만하다. 공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찬하여 말한다: 천주의 후예로 이 같은 성인이 있다. 마음가짐이 깨끗하고 자애로써 … 을 했다. 내조가 짝이 되어 아름답고 복록이 날로 새롭다.

세계: 아버지는 염장공이고 어머니는 하희인데 곧 하종공의 딸이다. 하희의 어머니 은륜공주는 진흥대제의 딸이다.]

위 인용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와 그들의 존비속을 간단하게 서술하면서 김춘장의 세계世系를 좀더 구체적으로 보고자 한다.

천주의 부모는 제24대 진흥왕과 월화궁주이다(월화는 가야의 공주로 진흥왕의 후궁이다). 천주는 지도와 결혼하여 17세 풍월주 염장을 낳았고, 염장이 하희와 혼인하여 춘장을 낳았다. 월화는 가야 이뇌왕의 딸인데 어머니는 신라인 양화공주이다. 지도는 제25대 진지왕의 왕후로 용수와 용춘을 낳았다. 579년 진지왕이 폐위되어 죽은 후, 지도는 또 다른 진흥왕의 아들인 천주와 결혼하였다. 춘장의 어머니 하희는 부모가 11세 풍월주를 역임한 하종과 은륜공주이다. 하종의 부모는 6세 풍월주를 지낸 세종과 미실이다. 하희의 어머니 은륜공주의 부모는 진흥왕과 사도왕후이다.

천장天長은 부모가 천주와 지도로 염장과 남매지간이다. 천장이 수품과 결혼하여 24세 풍월주 천광과 딸 천운, 천봉 등을 낳았다. 천봉과 춘장이 결혼하였고, 결국 신라의 골품은 친족간의 혼인으로 이어져 왔다. 수품은 636년에 상대등을 역임하였는데 그의 부모는 구륜과 반야공주이다. 구륜의 부모는 진흥왕과 사도왕후이고, 반야공주의 부모는 진흥왕과 미실이다. 즉 김춘장과 그의 부인 천봉낭주는 진흥왕의 증손으로 재종남매가 혼인하였다.

그리고 등장하는 보종공은 16세 풍월주를 역임한 인물이다. 자연속에 묻혀 수석과 학을 벗삼아 신선처럼 살았다. 그의 부모는 7세 풍월주를 지낸 설원랑과 미실이다. 미실의 막내 아들로 미실이 가장 사랑했던 보종은 신선처럼 살면서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 그래서 미실이 많은 선물을 걸고 종실의 여자들에게 보종을 유혹하게 하였다. 수 많은 종녀宗女들의 노력에도 ‘소 닭 쳐다보듯’ 하던 보종이 양명공주394) 의 유혹에는 넘어갔다. 그들은 혼인하여 딸 보라와 보량을 낳았다. 두 딸을 낳은 후 보종은 또 다시 신선처럼 살면서 양명공주를 멀리하였다. 그러자 양명은 염장과 사통하여 아들 장명을 낳았다. 뿐만 아니라 연하의 모종과도 사통하여 아들 양도를 낳았다. 양도는 후일 22세 풍월주를 역임하였다. 양명공주는 자신의 아들 양도와 딸 보량을 결혼시켰다. 양도는 이부동복의 누이를 아내로 맞이하는데 망설였지만 어머니의 명을 거역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양도와 보량이 아들 양효와 딸 양시를 낳았는데, 딸 양시가 25세 풍월주 춘장의 후처가 되었다.

보종과 양명의 장녀 보라는 김춘추의 아내가 되어 딸 고타소를 낳고 조졸하였다. 아마도 625년(문무왕 김법민이 626년생으로 기록되어 있다), 정월 대보름 날 김유신의 계략(?)으로 김춘추는 그와 함께 축국을 하였고, 도중에 유신은 춘추의 옷고름을 ‘고의’로 찢게되고, 그것을 빌미로 유신은 춘추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여동생 문희에게 찢어진 옷고름을 깁게하였다. 그리고 춘추는 문희와 통정을 하였고 서로 사랑하였지만, 오랫동안 그녀를 처로 맞이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당시 김춘추에게는 아름다운 부인 보라와 갓 태어난 딸 고타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김유신은 선덕공주가 남산으로 가는 기회를 이용하여 문희를 가문을 더럽힌 여자라며 불태워 죽인다며 연기를 피웠다. 이에 선덕공주가 춘추에게 명하여 문희를 아내로 맞게 하였다. 곧 보라는 어린딸 고타소를 남기고 죽었다. 고타소는 성장하여 김품석의 아내가 되었고, 품석이 대야성 도독으로 임직할 당시, 642년 백제의 장군 윤충에 의해 대야성이 함락되면서 남편 품석과 함께 온 가족이 죽임을 당했다. 김품석은 성주로 있으면서 부하 검일의 아내를 탐하게 되었고, 이 일을 늘 원망하던 검일은 백제군이 대야성을 공격하자 백제군과 내통하고 창고에 불을 질렀다. 김품석은 항복하면 살려주겠다는 말에 항복했지만 결국 죽임을 당했다. 하지만 화랑 죽죽竹竹과 용석龍石은 백제군에 대항하여 끝까지 싸우다 전사하였다.

394) 양명공주의 부모는 제26대 진평왕과 보명궁주이다. 보명궁주는 원래 진흥왕의 후궁이었으나, 진흥왕 사후 미실과 함께 진평왕의 좌우후가 되어 어린 진평왕을 색도하였다. 그 와중에서 양명공주가 태어났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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