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우주망원경이 준 경이로운 선물
보스톤코리아  2022-07-12, 23:11:11 
NASA,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촬영 사진 공개
NASA,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촬영 사진 공개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인류 역사상 지금껏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우주 깊은 곳의 휘황찬란하고 신비로운 모습이 드디어 전 세계에 공개됐습니다.

미국 우주 연구의 산실인 항공우주국(NASA)이 11∼12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쳐 최강의 우주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하 웹 망원경)이 촬영해 지구로 보내온 첫 풀 컬러 우주 사진을 발표한 것입니다.

작년 12월25일 발사된 웹망원경은 지구와 달 거리의 4배 이상 멀리 떨어진 우주에서 200일째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춤추며 충돌하는 은하, 생을 다한 별이 내뿜는 가스, 별들의 요람에서 탄생한 아기별, 외계 행성의 수증기 형태 물 등이 확인되면서 경이로운 우주의 모습에 보는 이들을 아찔하게 했습니다.

이 사진들은 웹 망원경으로 지금까지 인류가 찍은 우주 가운데 가장 멀고, 깊숙한 곳을 고해상도로 촬영한 것이라는 게 NASA의 설명입니다.

웹 망원경이 촬영한 SMACS 0723 은하단 이미지

12일 본격적인 공개에 앞서 미국 백악관은 하루 전날인 1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일종의 시사회를 열고 맛보기 사진 한 장을 공개했습니다.

대통령까지 나서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강조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어모았습니다.

알록달록한 태고의 빛을 담은 SMACS 0723 은하단 이미지가 공개되자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감격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사진을 보면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은 없다는 것을 일깨워줄 것"이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미국의 저력'을 부각했습니다.

마치 지난 1957년 구소련이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렸을 때 미국이 받은 충격을 만회할 수 있는 획기적 사건처럼 의미를 부여한다는 인상까지 풍겼습니다.

이 은하단은 멀리 떨어진 천체의 빛을 확대해 휘게 하는 '중력 렌즈' 역할을 합니다.

사진엔 우주의 첫 탄생 순간인 빅뱅 이후 8억 년 뒤인 130억 년 전에 만들어진 초기 우주 천체의 빛이 관측됐습니다.

이튿날인 12일 NASA는 우주 사진을 추가로 대방출하며 인류에게 더 큰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이 찍은 남쪽고리 성운

12일 NSAS가 가장 먼저 공개한 사진은 '남쪽 고리 성운'입니다. 지구로부터 약 2천 광년 떨어진 돛자리에서 죽어가는 별 주변으로, 사진에는 가스구름이 팽창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 성운은 '8열 행성'(Eight Burst Nebular)으로도 불리며, 성운의 지름이 약 0.5 광년이나 된다고 합니다.

NASA는 어두워지며 죽어가는 이 별이 내뿜는 가스와 우주먼지를 웹 망원경이 전례 없이 디테일까지 담아 포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별의 탄생과 성장, 죽음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마지막 단계인 별의 소멸 과정을 설명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낳았습니다.

웹 망원경이 촬영한 '스테판의 오중주'(Stephan's Quintet) 소은하군

이어 공개된 사진은 춤추는 은하로 불리는 '스테판의 오중주'(Stephan's Quintet)였습니다. 약 2억9천만 광년 밖 페가수스자리에 있다고 합니다.

이 소은하군은 1877년 최초로 발견됐고, 은하 5개 중 네 개가 서로 중력으로 묶여 근접했다 멀어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NASA는 이 사진이 은하들이 충돌하는 장면이라며 "은하들이 중력 작용의 춤을 추면서 서로 끌어당기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웹 망원경이 촬영한 용골성운의 '우주절벽'과 아기별

'별들의 요람'으로 잘 알려진 용골자리 성운이 품은 '우주 절벽'과 아기별들의 화려한 이미지도 공개됐습니다.

용골자리 성운은 지구에서 약 7천600 광년 떨어져 있으며, 밤하늘에서 가장 크고 밝은 성운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성운은 태양보다 몇 배나 더 큰 대형 별의 산실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으로 별의 탄생에 대한 비밀을 풀어 줄 곳이라는 전망을 낳기도 했습니다.

특히 NASA는 머나먼 우주에서 수증기 형태의 물을 확인했다고 밝혀 과학계를 흥분시켰습니다.

지구에서 1천15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 WASP-96 b의 분광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증기 형태의 물을 확인했다는 겁니다.

NASA는 "웹 망원경이 외계행성을 둘러싼 대기에서 구름, 연무와 함께 물의 뚜렷한 특징을 포착했다"며 "이는 웹 망원경이 전례 없는 대기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태양계 밖의 외계 행성에서 물이 포착됨에 따라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해줄 단서가 될지 주목됩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2017년 5월 16일 텍사스 휴스턴의 나사 존슨 우주센터에서 발사 전 마지막 극저온 시험을 거치고 있는 모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130억 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가 빅뱅 이후 초기 우주의 선명한 적외선 이미지를 포착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풀컬러 사진을 공개했다. 

NASA에서 유례없는 우주의 사진을 공개하자 이를 지켜보던 과학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습니다.

과학계에선 웹 망원경이 빅뱅 이후 초기 우주에서 별과 은하의 생성과 소멸 과정을 보여주는 모습과 함께 외계 행성에서 물의 존재를 확인하는 이미지를 포착함에 따라 우주의 탄생 및 진화와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규명하는 데 큰 진전을 가져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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