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동네서 사랑받았던 운동화가게 아저씨, 김섭씨 별세 |
보스톤글로브, 1년전 흑인 커뮤니티에서 사랑받던 김씨 대서특필 보스톤 한인사회와 흑인사회의 끈끈한 유대관계의 주춧돌 역할 |
보스톤코리아 2022-04-07, 18:45:20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김씨 아저씨는 보스톤, 락스베리에 딱 맞는 사람이었다. 그는 우리에게 아주 친근했고,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주었다” 락스베리 거주 올해 53세의 로드니 잭슨씨는 “그 상점(김섭 고문의 운동화가게, 알파와오메가)은 성스러운 땅같은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그곳은그의 어머니가 그가 어린 아이였을 때 운동화를 사주러 데려갔던 장소였다. 1969년, 김섭 뉴햄프셔 한인회 전 고문은 얼마 되지 않은 돈을 들고 미국으로 건너 와 십년만에 락스베리 더들리스퀘어(지금은 누비안스퀘어)에 운동화 가게를 차렸다. 아디다스의 탑텐(Top ten) 운동화를 종교처럼 떠 받들던 흑인 커뮤니티에서 운동화 가게는 거의 지역사회의 메카였다는 게 보스톤 글로브 칼럼니스트 이본 아브라함의 이야기다. 맨손으로 미국으로 건너 와 10년 내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는 일, 흘린 땀과 열정은 같은 이민자로서 충분히 짐작하고 남는다. 사업의 시작 이후 끝을 모르는 것처럼 그는 락스베리 흑인 커뮤니티에 뿌리를 내렸다. 대불황, 인터넷 시대, 저가 운동화 체인스토어 등의 비와 바람이 몰아쳤지만 고목처럼 그곳을 지켰다. 그렇게 40년, 매일 문을 열고 락스베리 커뮤니티의 고객들을 반겼다. 락스베리의 대명사가 됐고 커뮤니티의 한 축이었다. 보스톤의 흑인 커뮤니티와 한인들의 사이가 다른 도시들과 달리 좋은 것은 김씨와 같은 락스베리 한인 상인들의 숨은 공로다. 팬데믹은 김섭씨에게 시련을 안겼다. 락다운으로 40여년간 매일 출근했던 자신의 가게의 문을 닫아야만 했다. 처음엔 자신의 가게만은 해당이 안될 줄 알았다. 매일 가게 문을 열었고, 락스베리 이웃들은 김섭씨가 다시 문을 열었다며 자녀들에게 전화로 알렸다. 식구들은 차키를 감췄지만 스페어 키를 찾아 출근했다. 결국 경찰의 설득을 듣고서야 문을 닫았다. 또 하나의 시련은 병환이었다. 2020년 6월 크게 앓았던 그는 여름께 암을 판정받았다. 수술과 치료 등을 겪어야 했던 김씨 가족은 결국은 비즈니스를 접게 됐다. 팬데믹 동안 어려움을 겪는 락스베리 커뮤니티에 1천켤레의 운동화와 수백벌의 옷을 기부했다. 그럼에도 창고에서 모든 물건을 옮기는 데는 26피트의 트럭이 필요했다. 거기에는 각종 빈티지 운동화 보물들도 있었으며 보스톤을 주제로 한 아디다스탑탠 리미티드 에디션도 있었다. 김씨의 딸 캣씨는 인터넷으로 판매를 시작했고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주문이 쇄도했다.많은 옛 고객들이 멀리 애틀란타에서도 다시 찾아 들었다. 많은 고객들은 페이스북에 알파와오메가에서 있었던 자신들의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로드니 잭슨 씨는 “가슴이 아프다. 그 상점은 추억이 담겨있다. 돌아가신 엄마랑 같이 지났던 문을 지나 같은 타일 바닥을 밟고 이미 세상을 떠난 내친구와 함께 만졌던 카운터다. (이제는 사라져) 많은 사람들을 슬프게 한다”고 말했다. 김섭씨는 1년전 글로브 칼럼니스트 이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아직도 (비즈니스를 접은 것이) 섭섭하다. 더들리 스퀘어를 사랑했다. 죽을 때까지 그곳에 있고 싶었다. 모든 나의 고객들이 그립다”고 회상했다. 팬데믹이 끝나지 않은 지난 3월 29일 흑인 동네의 아이들 추억의 한 부분으로 사랑받았던 김섭씨는 세상을 떠났다. 락스베리 운동화 가게 사장님, 늘 흑인 커뮤니티와 함께 했던 한인. 따뜻한 눈빛을 가진 김섭 뉴햄프셔 한인회 고문이었다. 알파와오메가는 락스베리에서 어린 시절 보냈던 흑인들의 추억 속에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신문이 1년 전의 소식을 다시 들춰내 보도하는 것은 고통이었습니다. 특히 고인의 부음을 접한 후에 말입니다. 한인소식을 전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보도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고인의 임종 후에라도 알려야 할 소식이기에 보스톤글로브의 칼럼을 바탕으로 내용을 독자들께 전합니다. 머리 숙여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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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한인회 김섭 전고문 별세
2022.04.07
의견목록 [의견수 : 1] |
옆에서 장사하던사람 | |
고인의ㅣ 명복을 빕니다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쉬시길 기도합니다 늘 인자하시고 잔잔한 미소로 손님을 대하셨던 참 훌륭한 분이셨습니다 장로님의 인자하신 모습이 생각납니다 | |
IP : 96.xxx.63.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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