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관저 일부까지 관광객에 공개…핵심참모 밀집
관저와 집무실이 연결된 구조…직원 업무용 건물은 별도로 있어
선착순으로 일반인에 백악관 투어…철제 담장으로 바깥서 경내 보여
대통령 집무실 근처에 기자실…백악관 출발·도착 때 언론과 즉석 문답
보스톤코리아  2022-03-20, 13:53:15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기로 결정하면서 미국 백악관의 구조와 운영, 소통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윤 당선인은 개방성과 소통에 방점을 둔 새 집무 공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백악관을 하나의 모델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또 백악관,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있는 총리 집무실, 독일의 연방총리관저 등이 모두 도심 속에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워싱턴DC 한복판에 위치한 백악관…주변엔 건물 둘러싸여
미국 백악관은 수도인 워싱턴 DC 시내 중심가에 있다.

북악산 자락에 위치한 청와대와 달리 평지 한복판에 있는 백악관은 '내셔널 몰'로 불리는 대형 공원이 있는 남쪽을 제외하고 동·서·북쪽 3면은 연방 건물이나 일반 건물에 둘러싸여 있다. 주변 건물 옥상에 올라가면 백악관 건물이 내려다 보일 정도다.

이런 구조는 애초 계획도시인 워싱턴DC를 설계할 때부터 백악관을 중심으로 삼권 분립의 정신에 맞춰 의회나 다른 시설들을 배치한 영향을 받은 것이란 설명도 있다.


◇일반 관광객에 관저 일부까지 공개…담장은 경내가 보이는 철제로
백악관은 크게 대통령 가족의 숙소로 쓰이는 중앙관저(Executive Residence)를 기준으로 왼쪽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웨스트윙(서관), 오른쪽에 영부인 집무실이 있는 이스트윙(동관) 등 크게 세 부분이 연결돼 있다.

백악관 건물 옆에는 백악관 직원들이 근무하는 '아이젠하워 행정동'이 있다.

백악관은 관광을 희망하는 이를 위한 경내 투어 제도를 두고 있다.

백악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정기 투어를 중단했다가 다음달 15일부터 매주 금∼토 오전 8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경내 관광을 재개키로 한 상태다.

관광은 자신이 속한 지역의 의원을 통해 방문일 이전 21∼90일 사이에 신청해야 하고 선착순으로 결정된다. 현재는 방문일 10일 이내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거나 증상이 있는 경우 방문이 금지되고, 백악관 진입 시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백악관 투어는 영부인의 집무실이 있는 이스트윙 쪽에서 출발해 복도를 지나고 관저인 거주시설인 중앙관저 일부를 둘러보는 식으로 짜여 있다.

철저히 통제된 형태이긴 하지만 대통령이 잠을 자는 건물의 일부까지 둘러볼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웨스트윙은 관광 코스에 포함돼 있지 않다.

백악관은 철제 담장에 둘러싸여 있다. 외부에서 보면 백악관 구역 내부가 훤히 보이는 구조다.

특히 백악관 건물 남쪽의 긴 잔디밭 끝 지점 담장은 대통령의 중앙관저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어 외부 관광객이 꼭 들러 사진을 찍는 명소가 돼 있다. 아울러 이곳은 각종 시위대가 집회를 여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웨스트윙 집무실엔 핵심인사 지근거리…관저와도 연결돼 있어
백악관 건물의 핵심은 웨스트윙이다. 4개층짜리인 웨스트윙의 1층에는 '오벌 오피스'로 불리는 대통령 집무실이 있다.

1층에는 부통령, 비서실장, 국가안보보좌관, 선임고문관, 대변인의 사무실과 국무회의가 열리는 캐비닛룸, 회의실인 루스벨트룸 등도 몰려 있다. 오래 전 좁고 빼곡하게 지어진 건물인 탓에 누군가가 큰 목소리를 내면 주변에 모두 들릴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통령과 참모 간 물리적 거리가 짧다.

이 중 '결단의 책상'이라 불리는 대통령의 책상이 놓인 오벌 오피스는 4개의 문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중 동쪽 문은 대통령이 종종 기자회견이나 행사를 하는 로즈가든으로, 북동쪽 문은 비서실장실로 연결돼 있고, 나머지 2개의 문은 개인 서재와 식사 공간, 웨스트윙 메인 복도와 닿아 있다.

웨스트윙의 지하에는 안보상 중요하거나 위급한 일이 생길 때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는 '상황실'이 있다.

웨스트윙의 동쪽으로 연결된 건물은 중앙 관저다. 대통령과 가족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집무실과 붙은 건물에 함께 있는 것이다.

5개 층 구조층인 이 건물엔 주거 시설은 물론 집무 공간, 식당, 도서관, 외교 접견실, 직원 근무실 등이 있다.

개인마다 다르지만 미 대통령은 종종 금요일 오후가 되면 백악관을 떠나 머물 다른 곳을 찾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는 경우가 많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주 윌밍턴 사저와 레호보스 별장을 비롯해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로 떠났다가 일요일 오후나 월요일 오전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일이 잦다.

◇기자실도 집무실 근처에 위치…접근은 통제
미 대통령과 언론의 접촉은 어떨까. 백악관은 고정 출입증이 없는 기자에게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하루짜리 출입 권한을 부여해 백악관 브리핑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한다.

백악관 기자실과 브리핑룸은 웨스트윙의 서쪽과 맞닿은 1층짜리 건물에 있다. 하지만 브리핑룸이 있는 지점을 기준으로 '이 선을 넘어갈 수 없다'는 문구가 표시돼 있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웨스트윙 건물로 들어갈 순 없게 돼 있다.

백악관은 대통령의 일정을 전날 밤 언론에 매일 제공해 이를 취재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모든 기자가 대통령 일정 취재에 직접 나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백악관의 출입 기자단이 있고, 이 기자단 중에서도 상주하다시피 하거나 메이저 언론을 중심으로 공동 취재단이 꾸려져 있다. 이 공동 취재단은 대통령의 행사에 직접 참석해 나머지 기자들과 공유한다.

미국 대통령의 특징 중 하나는 각종 현안을 둘러싼 즉석 질의 응답이 많다는 점이다. 공식 기자 회견이나 간담회가 아니더라도 기자들은 대통령의 공식 행사가 끝나면 질문 공세를 퍼붓는 게 관행처럼 돼 있다. 이에 답할지 아닐지는 대통령이 몫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는 외국 정상과 회담 때 정상을 옆에 둔 채 수십분간 다른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을 기자들과 주고받아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기도 했는데, 이는 이러한 미국의 취재 관행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브리핑룸 방문은 대통령마다 달라…바이든은 회견보다 즉석 문답 많아
미 대통령이 백악관 브리핑룸인 '제임스 브래디 프레스룸'을 직접 찾는 경우도 있지만 대통령마다 차이가 있고, 이곳은 주로 백악관 대변인이나 당국자들의 언론 브리핑 공간으로 활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3월부터 몇 달간 거의 매일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브리핑룸 대신 백악관 내 다른 장소에서 회견하는 것을 즐긴다. 또 공식 회견 대신 즉석 문답을 선호하는 편이란 분석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1년 무렵인 지난 1월 9일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까지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 횟수는 9번으로 트럼프(22회), 버락 오바마(27회), 조지 W. 부시(19회), 빌 클린턴(38회) 전 대통령에 크게 못 미쳤다.

언론 인터뷰는 22회로, 이 역시 트럼프(92회), 오바마(156회), 부시(49회), 클린턴(54회) 전 대통령과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공식 행사 직후, 다른 일정을 위해 백악관 출발·도착할 때 이뤄지는 즉석 문답은 216회로, 클린턴(245회) 전 대통령 다음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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