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징징대지 말라 |
보스톤코리아 2022-02-14, 11:09:02 |
동요 한구절이다. 들을 적엔 가슴이 저리고 시린다. 혼자 남아 있을 아이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 주는 자장 노래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섬집 아기) Home Alone. 영화 제목이다. 가족들은 모두 허둥지둥 여행 준비에 바빴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아이 혼자 다락인가에 숨어 있다가, 가족일행을 놓쳤다. 아이는 놀랐는데, 가족들이 떠난 휑한 빈집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여행길에 나선 가족은 아이가 없는 걸 뒤늦게 발견했다. 남겨진 아이 이름이 케빈이었는데, 몇살이더라. 영화에서 케빈이 울었는지는 기억할 수없다. 나라면 징징 혼자 울었을 거다. 내 고모님 회고담이다. 어릴적에 자주 우셨던 모양이다. 위로는 나이차이 크게 나는 오빠들만 있었는데, 어린 소녀는 쉬이 눈에 띄이지 않았단다. 주목을 받는 방법은 오직 하나. 뻑하면 울어 제끼는 거였다는 거다. 하지만 울음을 계속할 수는 없는법. 시간이 지나면서 우는 게 아니었는데, 그저 징징댔다던가. 저녁때가 주로 우는 시간이었는데 아주 맞춤이었단다. 몸은 노느라 피곤하고 배는 고팠을 테니 말이다. 마침 대가족이 둘러앉아 저녁을 먹을 적이라 했다. 문제는 목이 쉬어라 우는 아이를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단다. 우는 아이 젖준다는 속담은 통하지 않았다는 것. 징징대며 칭얼대는 아이에게는 젖은 커녕 저녁밥도 없었다는 거다. 혹시 누가 와서 얼러 주면, 못이기는 척 둘레 밥상에 앉으련만. 내 어머니의 기억도 붙인다. 어머니 왈. ‘큰집에서 자주 식사할 일이 있었느니라. 그런데 큰집엔 식구가 많다 보니 밥은 있으나 숫가락은 항상 부족했느니라.’ 숫가락이 그럴진대, 젓가락은 부녀들에겐 아예 구경 조차 할 수없었다 던가. 올 한해는 징징대지 않고 넘길수 있을까. 기대가 한다. 수저를 갖춘 저녁밥상을 받을 수있어 그건 감사하다.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더니 (요한 20:11)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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