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대선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 6만명 감소, 왜 줄었나
'우편투표 제도' 미도입에 대한 실망감 …외교부
재외유권자 규모, '수도권 만 18살 투표자', '춘천시 유권자'와 비슷
보스톤코리아  2022-01-13, 18:32:07 
2016년 총영사관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는 김완태씨(보스톤코리아 자료사진). 올해 등록자는 지난 대선에 비해 재외선거 유권자 6만여명이 줄었다
2016년 총영사관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는 김완태씨(보스톤코리아 자료사진). 올해 등록자는 지난 대선에 비해 재외선거 유권자 6만여명이 줄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김경윤 기자 = 2월 23∼28일 전 세계 178개 공관에서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하겠다는 재외선거 유권자는 왜 6만명 이상 줄어들었을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20대 대선 재외선거의 국외 부재자 및 재외선거인 신고•신청인 수가 잠정 23만1천314명(오전 7시 기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19대 대선 때인 30만197명보다 6만 명 이상 적은 인원이다.

유학생•단기체류자를 포함한 재외국민은 251만여 명이다. 선관위는 이 가운데 선거 적령기에 해당하는 재외선거인을 200만 명 정도로 추산한다.

이를 바탕으로 20대 대선 재외선거인 유권자 등록률은 11.5%로 볼 수 있다.

재외동포 전문가들은 재외선거 유권자 수 감소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영향과 우편투표 도입 미실시 등을 꼽았다.

"코로나19로 귀국자 늘어" 재외선거 등록자 감소
김교식 세계한인회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취약지역에 사는 유학생과 단기체류자 등 상당수 재외국민이 귀국해 재외선거 등록자 수를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한인회를 대표하는 이 단체는 그동안 '대선 투표 50만 표 달성'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재외선거인 신청•등록 독려 활동을 해왔다.

김 총장은 "특히 관광업 등에 종사하는 아시아 지역 재외국민 중 상당수가 코로나19가 발생 후 생활고에 시달리다 귀국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교부가 발표한 '2021 재외동포 현황'을 보면 아시아 지역 재외국민 수는 2019년 59만2천441명에서 무려 17.39% 감소한 48만9천420명을 기록했다.

중남미는 10만3천617명에서 12.86% 줄어든 9만289명, 중동은 2만4천498명에서 24.98% 급감한 1만8천379명이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중국에 거주하는 재외국민도 귀국 등으로 감소했다. 중국의 재외국민 수는 246만1천386명에서 4.51% 감소한 235만422명을 기록했다.

아시아, 중남미, 중동과 중국 지역을 합치면 23만3천432명의 재외국민이 줄어든 것이다.
그는 "이 인구 통계는 2020년 통계를 취합한 것으로,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 귀국한 인원 등까지 합치면 올해 재외국민 수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외선거 신고•신청자 수가 직전 대선보다 줄어든 원인에 대해 "최근 전 세계를 휩쓰는 코로나19 상황과 연관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우편투표 도입' 기대감 사라진 것도 영향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외공관의 선거 업무가 중단돼 참정권 행사를 못한 재외국민들은 이번 대선에서 '우편투표 도입'에 대한 기대가 남달리 컸다.

김영근 세계한인네트워크 회장은 "올해 대선에서만큼은 우편투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재외국민들은 기대했는데, 정치권이 그 기대를 또 저버렸다"며 "그 실망감 때문에 대선에 대한 관심도도 동반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서영교•설훈•김석기•이형석•이은주 등 여야 의원들은 지난해 재외선거 편의를 위해 우편투표를 도입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앞다퉈 발의했다. 그러나 법안은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회기 만료로 자동폐기됐다.

우편투표와 전자투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재외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것은 이번만은 아니다.

김 회장은 "정치인들은 2012년 재외선거가 처음 실시된 이후 지속해서 우편투표, 전자투표를 도입하겠다면서 법안을 제출했지만, 번번이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며 "이번 대선 투표가 끝나고, 2년 뒤 총선이 다가오면 또 '희망 고문'을 하면서 개정법안을 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청와대, 외교부, 국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뛰어다니며 우편투표 도입을 호소한 심상만 세계한인회총연합회 회장도 "재외선거 편의를 위한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세계 10개 대륙 375명 전•현직 한인회장의 친필 서명 등을 담은 400쪽 분량의 '재외국민 참정권 실질적 보장 촉구 청원서'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재외선거 유권자, '수도권 만 18세 유권자'와 비슷
다만 대선에서 참정권을 행사하겠다는 재외선거 유권자가 23만 명을 넘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숫자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는 2012년 재외선거가 처음 실시된 후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약 30만 명에 이어 역대 선거 가운데 2번째로 많은 유권자 수이다.

재외선거 유권자는 만 18살 유권자 53만여 명 가운데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이나, 강원도 춘천시의 유권자와 비슷한 규모이다.

심 회장은 우편투표 도입 등 재외선거 편의를 위한 제도 개선과 함께 재외국민을 위한 예산 확대를 제언했다.

그는 "만 18세 유권자들을 위한 후보자들의 구애가 이어지고, 올해 1조4천억 원이 넘는 춘천시의 예산을 고려하면 재외국민에 대한 지원도 더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750만 재외동포를 관장하는 재외동포재단의 올해 예산은 춘천시 예산의 4.72%에 불과한 707억 원이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을 지낸 이구홍 교포문제연구소 이사장은 "각국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촘촘한 한인 경제네트워크를 구축해 고국 발전에 기여하는 재외동포들을 위한 정부의 예산은 지금보다 훨씬 많아야 한다"며 "말로만 '21세기는 한민족 시대'를 외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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