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축하합니다 |
보스톤코리아 2021-12-22, 15:45:24 |
운전중이었다. 무심코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스스로 흠칫 놀라 쓴 웃음을 지었다. 왠 뜸금없는 콧노래? 하긴 이런 노래를 동아리 모임에선 손뼉치며 자주 따라 불렀다. 쑥스러움과 어색함도 같이 했는데 동요처럼 들리기 때문이었다. 비 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건너서 … 그대만을 기다리리 내사랑 영원히 기다리리~ (연가, 은희) 콧노래를 부른 이유를 알것도 같았다. 한국에서 날아온 결혼청첩 때문이었을 게다. 혼주婚主가 대학때 동아리 동기 여학생이었던 거다. 사진으로 본 그이 역시 이젠 초로의 여인인바. 몇주 전이다. 유튜브에서 일본영화를 덤성덤성 봤다. 제목은 평범한데 4월 물어物語. (애써 해석하자면 4월의 이야기 나 April Story쯔음 되지 않겠나). 1시간 남짓 짧은 상영시간인데, 대학에 갓 입학한 여학생 이야기이다. 새내기는 첫사랑 선배를 찾아 같은 대학에 진학했다. 4월이 배경 일테니 벚꽃이 흩날리는 캠퍼스 역시 볼만 했다. 눈길을 잡은 다른 장면도 있다. 주인공이 가입한 동아리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모습이었다. 홋카이도 촌 여학생과 어리버리했던 내 몰골과 사뭇 겹쳐졌다. 학교 달력을 들췄다. 4월달 달력 사진을 보고 싶었던거다. 아니나 다를까. 사진엔 벚꽃과 진달래와 개나리가 한창이었다. 그래, 내가 입학하던 그해에도 벚꽃과 진달래와 개나리가 흐드러졌었지. 봄바람에 꽃잎은 흩날렸는데, 그즈음에 나역시 동아리 신입회원이 되었다. 영화평론가의 평이다. 영화는 ‘시작’ 이며 설레임이라 했다. 하긴 영화의 시작은 휘날리는 벚꽃이고, 끝은 붉은 우산과 비였다. 세차게 내리는 비는 설레임과 같이 한단다. ‘낙엽이 떨어져 주워 보니 세월이더라.’ 받아 본 카톡 글줄이다. 아닌게 아니라 그 많던 꽃일들도 이젠 세월처럼 바람에 쓸려 갔다. 졸문이 회고담으로 흘렀다. 그러나 혼주에게 건네는 축하인사로 대신코자 한다. 축하합니다. 혼인잔치에 청하여 오라 한대 (마태 22;9)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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