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한국인 납치사건 장기화
보스톤코리아  2007-08-04, 23:36:39 
배형규 목사에 이어 심성민씨까지 살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한국인 납치사건이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탈레반은 배형규 목사에 이어 심성민(29)씨까지 살해했다. 사망자가 늘어나고 남은 21명의 인질들의 안전문제가 대두되면서,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한 한국정부의 협상작업이 더욱 본격화되었고, 이 사태를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시각도 더욱 다양화되고 있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자 배형규 목사를 살해한지 5일 후인 7월 30일 심성민씨를 살해하였다. 또한 탈래반은 인질들의 육성을 공개하고 여성인질들의 처참한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는 등 고도의 심리전마저 펴고 있다.
탈레반은 한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협상과정 중 수차례 최후 협상 시간을 연장하면서 사건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어떻게든 인질들을 무사히 귀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외교력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탈레반이 요구하는 인질교환이 아프가니스탄 정부나 국제사회의 지지를 못받고 있기에 탈레반과의 협상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건이 장기화되면서 한국군 파병과 미국의 무책임한 태도, 한국정부의 외교력 부재 등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비판도 늘고 있다. 한국 기독교의 공격적 선교가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는 비난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도, 사태의 핵심은 ‘선교’가 아닌 ‘파병’이라는 의견도 거듭 제기되고 있다. 김광일 파병반대국민행동 기획위원은 “노무현정부는 지금이라도 탈레반 포로 교환을 미국 정부에 요구하고, 아프가니스탄 점령을 중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나머지 피랍자들의 생명도 위협받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많은 한국인들은 수많은 민간인들이 탈레반의 포로가 되었음에도 사태를 주시만하고 있는 미국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한다. 비록 한국정부가 "미국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독자적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상당수의 한국인이 사건해결의 열쇠를 어느정도 미국정부가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겨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홍성태 상지대 교수(사회학)는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미국 침공 이후 괴뢰정부나 다름없다"며 "두 명이 살해될 때까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움직이지 않는 것은 미국 탓"이라고 말했다. 특히 피랍자 가족들은 8월 1일 주한 미국대사관에 호소문을 전달했다. 이 호소문에서 가족들은 "미국이 21명의 무고한 생명을 구해주기 위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해 인도적인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심성민씨마저 살해되자 한국정부의 외교력과 정보 수집 및 판단 능력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더해가고 있다. 30일 한국정부가 아프간 정부 고위 관리의 입을 빌어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이틀 연장했다"고 밝힌지 몇 시간 뒤 탈레반은 심성민씨를 살해했다. 즉 한국은 아프간 관리가 제시한 엉터리 정보만 믿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정부는 이때까지 탈레반의 강건파와 온건파의 목소리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채, 온건파의 타협의 목소리를 과신했다가 두 명의 한국인이 강경파의 총탄에 사망하는 것을 주시만 하고 있었던 셈이다.
한국정부는 외교부 문하영 본부대사를 현지에 보내 아프간 정부 대책회의에 참석하게 하고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8월 2일) 탈레반과의 협상권은 아프간 정부가 쥐고 있다. 즉 간접협상의 통로만을 가지고 있는 한국정부로서는 외교력과 협상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실정이다.
사태가 장기화되어 가고 있는 와중에 피랍자들의 안전귀환을 기원하는 가족들과 친지, 그리고 한국인들의 애타는 마음은 검게 타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김진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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