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색즉공色卽空 |
보스톤코리아 2021-08-23, 11:18:00 |
요사이도 그런지 모르겠다. 너나 할 것없이 아이들은 모두 공책에 뭔가를 그렸다. 주로 만화였는데, 표현하고픈 욕구일게다. 선사시대 동굴벽화가 그걸 증거한다. 박연폭포는 겸재정선의 걸작중 하나이다. 사진으로 실경 박연폭포를 찾아봤다. 겸재는 어떻게 모티브를 얻었나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사진으로 본 실경폭포는 놀이공원 그것마냥 밍밍하기만 했다. 내 눈에 그렇다는 말이고, 걸작은 산수화로 겸재의 붓끝에서 탄생했던 거다. 유홍준의 말이다. ‘대상을 과감히 변형시켜 사실성을 뛰어넘어 곧바로 나아간 명작…. 어느것 하나 정밀하게 묘사한 것이 없으면서도 어떤 정밀한 그림도 따라올수 없는 박진감.’ 유튜브에서 봤다. 한국화가 박대성화백의 작품들이다. 그의 작품중 금강전도가 유난히 눈에 띄였다. 겸재의 박연폭포와 묘하게 겹쳐졌던거다.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 물줄기가 그러했다. 문외한인 내 입에서도 탄성이 저절로 비어져 나왔다. 한편, 겸재나 박대성의 금강전도나 작품들은 조금 떨어져서 볼적이다. 눈길이 한곳으로 쏠리는듯 했다. 마치 돋보기로 햇빛을 모으는 것 처럼 말이다. 눈길이 모이는 점은 하변 용소龍沼였다. 폭포 물줄기가 떨어져 모이는 웅덩이였던 거다. 색즉공色卽空이라 했던가. 분명 색과 공은 다르지 않은 테니, 여백도 아닌듯 싶다. 웅덩이를 흰색으로 표현했고, 무색인듯 싶으니 공空으로 모든걸 담아냈다고 해야겠다. 물보라 (水沫, 수말) 를 일으킬 법도 하며 무지개가 장관을 이뤘을 텐데도 말이다. 텅빈 충만이라 해야 하나. 색깔없는 굉음轟音이라 해야 하나. 과연 흑백의 강렬한 대비일텐데, 쏟아지는 물줄기에 화면이 뚫어 질 수도 있겠다 싶은 착각마져 인다. 공중이란 말 참 좋지요 중심이 비어서 새들이 꽉 찬 저곳 (박형준, 저곳 중에서) 두어해 쯤이면 보스톤에서 작품전시회를 갖는다고 했다. 걸작들을 만나 볼수 있으려나. 폭포 소리에 깊은 바다가 서로 부르며 (시편 42:7)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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