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젊음이란 기술
보스톤코리아  2021-08-16, 11:23:25 
몇해전 이다. 유도이야기를 이 지면을 통해 올린적이 있다. 다시 꺼내든다. 
중학교적인데, 반班대항 유도시합이 열렸다. 유도반 아이가 덩치 큰 아이와 붙었다. 다윗과 골리앗을 연상케 했다. 아이들은 당연히 덩치큰 아이가 이길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왠걸. 기합소리와 함께 큰덩치는 단숨에 넘어갔다. 업어치기였는데, 물매돌이 아닌 빈틈을 찾는 눈썰미였던 거다. 매트가 깔린 마루바닥이 심하게 흔들렸다. 덩치가 기술이란 비장의 무기에 쿵 소리내며 나가 떨어진 거다.

젊음도 강력한 무기일 수도 있겠다.‘유스퀘이크(Youthquake)'. 젊음의 지진이라 직역할 수있다. 젊음은 강한 힘이 바탕일테니 지각변동마져 일으킬수 있다는 말일게다. 하긴 젊음엔 무슨 말을 붙여도 나쁘지 않다. 젊음의 향기, 젊음의 거리, 젊음의 행진 등. 교회에서도 젊은이들이 모임은 유스그룹이라 한다. 

천병상 시인이다. 젊음을 다오. 늙음의 아쉬움과 애절함이 담긴것 처럼 읽힌다. 소리없는 한탄인데, 애타게 부른다 해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청춘이고 젊음이다. 

….
나 자신도 모르게
젊음이 다 가버렸으니
어찌 부르짖지 못하겠는가.
….
다시 다오 청춘을!
그러면 나는 뛰리라.
마음껏 뛰리라.
(천상병, 젊음을 다오! 중에서)

한편 설익은 풋과일은 제맛을 내지 못한다. 단맛은 커녕 시고 떫다. 햇빛을 더받고 더 자라야 하는데, 잘익은 과일은 빛깔과 향내부터 다르다. 변화하고 성숙해야 한다는 말일게다. 
한창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젊은이들이 모인 축제인게다. 내게 올림픽은 어린이 동요가 먼저 떠오른다.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세상 젊은이들 모두 다 만나 보겠네.’ 어린이 대신 젊은이라고 말을 바꿨다. 

한국은 유도강국이라했다. 이번 올림픽 유도경기에서도 메달을 땄던가. 유도경기를 보다보면 젊은 기운이 뻗치는듯 하다. 풍기는 땀냄새마져 오히려 달콤할듯 싶다. 
 
날이 새도록 야곱과 씨름 하다가 (창세기 32:24)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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