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농부시인 신석정
보스톤코리아  2021-06-14, 11:49:45 
지난 Mother’s day 때였다. 한국에선 어머니 날이라 이라 했는데, 오월 팔일이다. 한국시가 떠올랐다. 
유명한 시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끼?’첫구절이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로 시작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 똑 따지 않으렵니까?
(신석정, 마지막 절)

신석정 시인은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처음 만났다. 사진에선 본 시인은 상당한 미남이었고, 키가 무려 178센티라 했다. 당시엔 상당한 장신인데 그의 모습은 영화배우 그레고릭 펙을 연상케 한다. 

시인은 낮에는 일하고 밤엔 책을 읽고 시를 썼다고 했다. 농부시인 인게다. 밀집모자에 잠방이를 걷고, 삽을 어깨에 걸쳤다면 모습이 그럴싸하다. 논에 물을 대고 논길을 걷는 모습이다. 한창 자라는 푸른 벼는 보기에도 싱그럽다. 

한국에서 전해 온다. 일찍 퇴직한 친구들의 귀농소식이다. 귀농이라면 시골에 집을 짓고, 꽃과 나무와 텃밭을 가꾸는 게 전부는 아닐 게다. 규모가 제법커서 사업화 한 친구도 있다. 하지만 농사일이 말처럼 쉬운일은 아닐터. 

한국신문에서 읽었다. 제법 힘있는 사람들 이야기이다. 그들이 땅을 사들이는데, 변명과 대답은 한결같다. “농사 지으려고 땅을 산 것뿐.’현지 주민들의 반응이란다.“농사를 지을 사람들도 아닌 것 같아 보인다.” 
과연 그 먼 나라엔 땅과 논마지기나 남아 있을까.  

어떤 귀족이 왕위를 받아오려고 먼 나라로 가게 되었다. (누가 19:12)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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