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산악회> 1년 2개월 만에 첫 산행을...
신영의 세상 스케치 793회
보스톤코리아  2021-05-24, 11:17:51 
참으로 오랜만에 보스톤 산악회(회장: 김상호) 산우님들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과 함께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건강해서 다시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서로 전했다. COVID로 얼어붙었던 일상이 이제 코로나 백신으로 인해 조금씩 녹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일상을 묶어놓을 수 없는 것이 삶이 아니던가. 우선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야외에서 할 수 있는 산책, 낚시, 등산, 골프 등 그 외의 스포츠나 취미를 하나둘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안전에 대한 것은 본인이 스스로 잘 챙기는 것이 모두를 위해 필요하다.

14개월 만에 시작한 산행이니만큼 산우님들의 건강과 산행 속도를 고려하여 보스톤 산악회 김상호 회장과 김혁신 부회장의 의견으로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는 보스턴 인근의 Blue Hills를 선택해 Parking- Elliot Tower- Headquarters-Buck Hill-Chickatawbut Hill 트레일을 다녀왔다. 시간의 속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첫 산행이니만큼 각자 편안한 자신의 속도를 유지하기를 권했다. 보통 B조 그룹의 속도로 4시간에서 4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13명의 산우들이 참석해 즐겁고 행복한 산행을 하였다.

첫사랑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
안절부절 보채는 마음으로
몇 날 며칠을 보내며
오지 않는 잠을 토닥였습니다

콩닥거리는 가슴을 재우길 얼마
설렘과 떨림과 두려움의
쉼표 없는 가쁜 호흡으로
기다림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당신과 마주하던 시간만큼
다가오는 알 수 없는 끌림
이미 놓쳐버린 끄나풀처럼
당신에게 가 있는 나를 보았습니다

말없이 손을 잡고 걸으며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속삭이던 당신의 숨결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르면 오를수록 가파른 숨
등줄기 타고 흐르던 땀방울
거친 호흡에 가슴이 타들던 순간
당신의 품 안에 안기고 말았습니다
 
당신과 내가 하나 된 순간
멈출 수 없는 그 시간이
차라리 영원이기를 바란 마음
처음입니다, 내게는.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신 영 시집 中
 
내게 보스톤 산악회 첫 산행이 2011년 6월이었다. 한국에서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즐거움으로 올랐던 기억과는 달리 미국에 와서 제대로 된 산행은 26년 만의 처음이었던 것이다. Mt. Monadnock에서의 첫 경험(26년 만의 산행)을 기억하며 메모했던 글이다. 엊그제 산행을 다녀와 이 '시'를 다시 꺼내 읽어봤다. 그랬다, 처음은 늘 설렘과 떨림 사이의 경계에 있다. 바로 살아있음의 '지금'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오랜만의 산행은 내게 그런 설렘과 떨림의 선물을 안겨주었다.

자연은 언제나 평안함으로 나를 안내한다. 세상에 속한 나를 잠시 숨을 돌려보라고, 쉼을 가져보라고 타일러주는 것이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이다. 숲의 냄새 사람들의 가쁜 숨소리 그리고 정상을 향해 오르는 역동적인 발걸음 속 오가며 스치는 산사람들의 오감의 터치가 또 하나의 기쁨과 행복을 선물한다. 자연에 속한 나, 참으로 감사한 시간이다. 나라는 존재를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다. 자연의 신비 속에서 창조주를 찬양하고 아주 작은 피조물인 나를 인식하고 고백하는 시간이다.

모두 COVID로 움츠렸던 가슴을 열어 어깨를 펴고 각자 일상에서의 삶을 보람있게 보내길 기도한다. 우선 가까운 동네의 산책로를 선택해 걸어보거나 보스턴 인근의 바닷가나 낮은 산을 올라봄은 어떨까 싶다. 1년 2개월 만에 <보스턴 산악회> 첫 산행을 하고 돌아와 감사함으로 한 주를 시작했다. 5월의 숲은 싱그러움으로 가득했다. 연초록의 이파리는 파란 하늘의 햇살에 비춰 형형색색으로 산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초록의 냄새를 맡아보았는가. 그 싱그러운 5월의 냄새를 말이다. 5월도 모두 평안하시길 기도하면서...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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