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코로나백신 찬반…"집단면역 도움" vs "취약국 성인부터"
어린이 중증 환자 드물고 백신 부족하자 우선순위 조정 의견
보스톤코리아  2021-05-22, 11:53:23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13세 소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13세 소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일부 국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접종 대상자를 어린이까지 확대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가 12∼15세 대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승인했고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어린이 약 60만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앞으로 각국이 코로나19 접종에 속도를 내면 어린이를 접종 대상에 포함하는 국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BBC 방송은 22일(현지시간) '모든 어린이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자국 전문가를 중심으로 어린이 접종에 반대하는 의견을 소개했다.

영국은 올해 7월 말까지 모든 성인에게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지만 아직 어린이에 대한 접종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 "어린이 중증 환자 드물어…시급한 어른이 우선"
BBC는 국가별 코로나19 접종 상황이 다른 가운데 어린이에 대한 접종이 실제로 생명을 살리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어린이는 코로나19에 걸려도 증세가 상대적으로 경미하기 때문에 백신으로 인한 이익이 적다는 논리다.

'영국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 위원인 브리스톨대 애덤 핀 교수는 "다행스럽게도 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해 몇 안되는 괜찮은 점 중 하나는 감염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어린이가 매우 드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이는 대부분 증상이 경미하거나 무증상자로 파악된다.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7개국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로 사망한 어린이는 100만명 당 2명이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인 기저질환자와 고령층 감염자들이 중증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 위험이 높은 상황과 대조적이다.

BBC는 "백신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안전하지만, 그 위험성과 이익은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린이 접종이 도덕적으로 옳은지 따져야 의견이 나온다.

백신이 충분한 국가의 어린이가 맞는 백신이 다른 국가의 의료진이나 성인에게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에든버러대의 면역학자인 엘리너 라일리 교수는 "백신 공급이 무제한이라면 우리는 12세 이상에게 접종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결국 세계 다른 곳에서 죽어가는 성인보다 어린이를 우선시하는 것은 정치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부유한 국가들이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접종을 미루고 백신을 다른 국가에 기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어린이 맞아야 성인 감염 막는다…집단면역에 도움"
BBC는 일부 국가가 어린이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어린이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갖추면 집단면역 형성에 도움을 주고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영국에서는 2∼15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독감 예방을 위한 비강 스프레이를 뿌리는데 주로 면역력이 약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보호하는 게 목적이다.

마찬가지로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취약층 감염을 막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어린이는 코로나19 주요 전파자가 아니지만 10대는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런던 위생·열대의학 대학원의 애덤 쿠차르스키 박사는 "중등학교 연령대에서 (코로나19) 전염 가능성에 대한 증거가 분명하다"며 "백신은 전반적인 전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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