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트럼프 인구조사 단축허용, 조기 마감
한국계 판사의 하급심 판단 뒤집어, 소수민족 배제 논란
진보성향 소토마이어 대법관, 반대의견
보스톤코리아  2020-10-13, 19:23:2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오른쪽)이 작년 7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인구조사 관련 발표를 한 뒤 대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오른쪽)이 작년 7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인구조사 관련 발표를 한 뒤 대화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이 인구조사(센서스)를 조기마감하고 데이터 수집 규모를 축소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에 손을 들어줬다.

13일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지난 10일 인구조사 마감일을 앞당기고 데이터 수집 축소방침에 제동을 건 하급심 판결의 효력을 정지했다.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지방법원의 한국계 루시 고(51) 판사는 지난달 24일 인구조사국이 센서스를 예정대로 10월 31일까지 계속하도록 하고 조사 결과의 보고 시점을 내년 4월 말로 늦추라는 예비명령을 내린 바 있다.

당시 고 판사는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이 인구조사의 마감일을 9월 30일로 한 달 앞당기고 데이터 수집 규모도 축소하도록 인구조사 계획의 수정을 명령한 것은 연방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민권단체들과 로스앤젤레스(LA)·시카고 등 일부 도시들은 인구조사 일정이 단축되면 소수인종이 조사에서 누락돼 이들에 대한 연방정부와 주 정부의 지원이 줄고 연방의회 의석수 배정에서도 불리해질 것이라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이들은 센서스 일정 단축이 불법 이민자들을 인구조사 결과에서 배제하려는 것이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하급심의 판단을 뒤집고 행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구체적인 판결 이유도 결정문에 적시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유일한 연방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이어는 "인구조사국이 편의를 위해 정확성을 희생시켰다. 부정확한 센서스에서 파생하는 피해는 피할 수 있는 문제이고, 또한 용인될 수도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진보 성향인 소토마이어는 미국 사법 역사상 최초의 히스패닉계 연방대법관이다.

뉴욕타임스는 대법원 결정은 인구조사국이 불법 이민자들을 조사 결과에서 제외하도록 허용할 수 있는 조치라면서 "간략하고 이유도 제시되지 않은 명령은 대법원이 긴급신청에 따라 판단할 때 보이는 전형적 특성"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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