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테크 주식 급등 배후는 소프트뱅크…9조원어치 IT 공룡 주식 등 매입 |
아마존 등 주식·콜옵션 상품에 베팅…"경제-주가 괴리 보여주는 신호일수도" |
보스톤코리아 2020-09-06, 20:57:05 |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최근 미국 기술주 급등의 배후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경제매체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최근 정보기술(IT) 기업 주식들과 연계된 수십억달러 상당의 주식 옵션을 사들인 '나스닥의 고래(큰 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4일 보도했다. WSJ은 거대하지만 은밀한 이 베팅은 규모가 하도 커서 시장 전체를 끌어올릴 정도였다며 "이 투자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그 배후가 누구인지는 몰랐던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이 투자가 IT 부문에 기름을 부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가 규제 당국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봄에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 같은 IT 공룡의 주식을 거의 40억달러(약 4조7천500억원)어치 사들였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여기에 보태 매입한 주식과 연동된 콜옵션(만기일이나 만기일 전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살 권리)을 거의 비슷한 액수만큼 매입했다고 전했다. 또 훨씬 높은 가격에 콜옵션을 매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주식 가격이 단기간 내에 상승하면 콜옵션을 원하는 매수자에게 넘겨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약 40억달러어치의 콜옵션을 사들였는데 이에 따른 익스포저(투자·대출금 외에 파생상품 등 연관된 모든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규모)는 약 500억달러 규모였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주식과 파생상품 매입 규모를 모두 합치면 약 80억달러(약 9조5천억원)에 달한다. 주식 중개인들은 소프트뱅크의 투자가 최근 시장의 동향을 일부 설명해준다고 말한다고 WSJ은 전했다. 옵션 거래가 워낙 활발해서 기술주의 반등을 도왔고 시장 전체에 걸쳐 이례적인 움직임을 낳았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차량호출 업체 우버나 동영상 중심 소셜미디어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같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1천억달러 규모의 비전 펀드로 유명하다. 그러나 손정의 회장은 지난 7월 5억5천500만달러 펀드를 포함해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새로운 사업 부서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이 5억5천500만달러 펀드의 3분의 1은 손 회장의 개인 돈이다. WSJ은 "이는 신생 IT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손정의 회장의 방향 전환"이라며 이 펀드는 파생상품과 차입 투자를 광범위하게 활용해 유동성 높고 상장된 회사에 주로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CNBC도 "옵션 시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이 투자회사로서는 새로운 영토"라고 지적했다. WSJ은 이번 투자가 사무실 공유기업 위워크 투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행이 중단되며 타격을 입은 차량호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등으로 큰 손실을 본 소프트뱅크가 손실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풀이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크게 둔화한 속에서도 지난 2일 사상 최고치인 12,000선을 돌파하면서 실물 경제와 디커플링(비동조화)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IT 투자자 로저 맥내미는 "소프트뱅크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면 이는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체력)의 상황이 주가와 괴리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일 것"이라고 말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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