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얼떠리우스의 어리바리 (실패한) 꿀벌 이야기(19) - 뉴햄프셔에서 |
보스톤코리아 2020-07-06, 10:51:46 |
10. 꿀 수확 꿀벌을 통해서 얻는 것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꿀, 로열 젤리, 꽃가루(pollen load), 봉교(propolis), 봉독 등이 있고, 아직도 인간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물질들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꿀벌을 키우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 꿀을 직접 채취해서 먹는 것을 꿈꾼다. 싱싱한 꿀을 먹는 것 같은 상쾌함이 있다. 그러나 꿀을 채취하는 과정은 고단하다. 하지만 성취감은 어마어마합니다. 그러면 꿀은 언제 수확합니까? 일 년에 한 번, 두 번, 세 번 수확합니다. 뉴잉글랜드 지역은 봄철과 가을철에 벌들이 꿀을 따오고, 여름철에는 꿀을 수집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일 년에 한 번 가을철에 수확을 합니다. 그리고 최소한 2년은 그냥 꿀을 따지 말고 그대로 놔두셔야 합니다. 화분이니 로열 젤리니 하는 것도 2년 동안은 건드리지 말고 일체 그대로 놔두심이 좋을 듯합니다. 그러면 꿀은 어떻게 수확(채밀)하는가? 1) 간략하게 꿀을 따는(채밀하는) 과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⑴ 바꿔줄 빈 벌통을 준비합니다.(그냥 가져오기만 할 경우에는 필요 없습니다.) ⑵ 옷을 잘 입어야 합니다. 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틈새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⑶ 훈연기를 사용하여 집 입구에 연기를 불어 넣습니다. ⑷ 윗 뚜껑을 열고 또 훈연기를 불어 넣습니다. ⑸ 꿀이 들어 있는 것과 빈 것을 바꿉니다.(그냥 가져오기만 할 경우에는 필요 없습니다.) ⑹ 꿀이 들어 있는 통을 채밀기 있는 곳으로 운반합니다. ⑺ 꿀 위에 덮인 막을 칼로 걷어냅니다. ⑻ 채밀기에 넣고 돌립니다. 그리고 뒤집어서 넣고 또 돌립니다. ⑼ 꿀을 딴 후에 통은 다시 벌집위에 올려놓습니다. 벌들이 깨끗하게 청소를 해 줍니다. ⑽ 채밀기를 높은 곳에 올려놓고, 채밀기 밑에 2개의 채(그물망)를 꿀 담을 통 위에 놓습니다. 위에 있는 채는 구멍이 좀 넓고, 아래에 있는 채는 구멍이 아주 촘촘합니다. ⑾ 채밀기의 꼭지를 엽니다. 꿀이 채 위로 떨어지도록 조정을 합니다. 채밀기에 있는 꿀이 다 나오면, ⑿ 채밀기를 찬 물에 씻어서 잘 말립니다. 그 때에도 꿀 냄새를 맡고 벌들이 엄청나게 달려듭니다. 몇 시간 정도 잘 말려서 물기가 없으면 먼지가 들어가지 못하게 봉하여 다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⒀ 채 안에 있던 꿀이 다 통으로 들어가면, 통을 높은 곳에 놓고, 통의 꼭지를 열어 준비한 병에 담아 넣습니다. 병에 담긴 꿀은 상온이나 저온에 잘 보관해야합니다. 특히 햇빛을 조심해야 합니다. 직사광선은 온도를 높입니다. 높은 온도(섭씨 35도 혹은 화씨 95도)에는 영양분이 파괴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꿀을 물에 타실 때, 미지근한 물에 타셔서 잘 드셔야 합니다. 뜨거운 물에 넣으면 잘 녹으니까 그렇게 해서 드시는데 그렇게 되면 꿀 속에 있는 좋은 영양가들이 다 없어집니다. 그냥 설탕물을 드시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합니다. 상온(섭씨 20도, 화씨 70도)에서는 꿀을 잘 밀봉해 놓으면 거의 상하지 않습니다. ⒁ 다 끝나면 차가운 물로 깨끗이 씻어서 다음에 사용합니다. ⒂ 벌집위에 놓았던 벌통들은 2, 3일을 벌집위에 놓았다가 그 후에 냉동고에 24시간 넣어서 얼렸다가 넣은 지 24시간이 지난 후에 꺼내어서 비닐 봉투로 밀봉하여 보관합니다. 2) 주의해야 할 점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⑴ 벌들의 공격이 예상을 초월합니다. 자신들에게 밥을 줄 때에는 별로 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밥을 뺏으러 온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 벌들은 필사적입니다. 평상시에 집을 지키던 죽기 직전의 벌들이 아니라 가장 건강하고 튼튼한 젊은 벌들이 자신들의 집을 지키고자 공격을 합니다. 그래서 완전무장을 해야 합니다. 보통 때에는 아무 것도 안 쓰고, 안 입고, 안 끼고 나가곤 합니다만, 이때에는 모든 것을 다 갖추어야 합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옷으로 몸을 보호해야 합니다. 그리고 틈새가 있으면 안 됩니다. 모든 틈새를 막아야 합니다. 그 틈으로 귀신같이 들어와서 찌릅니다. ⑵ 무지하게 덥습니다. 밝은 낮에 해야 합니다. 하나로 만들어진 두꺼운 옷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통짜로 만들어진 옷입니다. 구멍이 없습니다. 구멍이 있으면 당연히 안 됩니다. 그런 상태에서 벌집 속에 있는 꿀이 들어있는 벌통과 빈 통을 서로 바꿉니다. 무거운 벌통들을 하나씩 상태를 보고 바꿔줘야 합니다. 그리고 벌들이 겨울 내내 먹을 양식도 남겨 두어야 합니다. 너무 오래 열어 놓으면 꿀을 도적질해 가는 일이 생기며 한 번 도둑질이 시작되면 일은 안 하고 도적질에만 집중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빨리해야 합니다. ⑶ 꿀을 채취하는 작업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꿀을 채취할 때 사용하는 장치를 채밀기라고 합니다. 채밀기는 수동식과 전기식이 있습니다. 긴 원통 기둥 모양이고 원심을 이용하여 꿀을 채집합니다. 전기식은 보통 1,000불정도 합니다. 수동식은 300불정도 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전기식을 추천합니다. 제 집에 있는 것은 수동식인데, 너무 힘이 듭니다. 무지하게 빨리 돌려야 합니다. 작년에는 10여명의 사람들이 들러붙어서 채밀기를 돌렸습니다. 몇 시간에 걸쳐서요. 3)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서 이룩한 결과물인 꿀을 수확하여 가족들이 먹을 때의 그 맛,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땀을 흘린 후에, 떡을 꿀에 찍어 먹어도 꿀떡꿀떡 맛있고, 미숫가루에 넣어서 먹어도 맛있고, 하여튼 맛있습니다. 영양가도 있고요. 그 날은 온 집안이 잔칫날 같습니다. 그 날은 잔칫날 같은 것이 아니라 잔칫날입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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