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오래된 이름 |
보스톤코리아 2020-06-29, 10:47:30 |
짜장면인가 짬뽕인가. 매번 쉽게 결정할 수 없다. 고민하고 고뇌한다는 말이다. 이런걸 결정장애라 한다더니, 결정하는데 망서림이 크다는 의미일터. 나 역시 이 병을 앓고 있다. 오래된 지병이다. 오래된 중국집도 있다. 공화춘共和春. 중국음식점 이름인데, 아직도 성업중이라 들었다. 오정희 소설 ‘중국인 거리’에 등장 할 법도 한데, 간판 이름은 평범하지 않다. 직역하면 공화국의 봄이다. 어릴적 몇번 그 앞을 지나친 적이 있다. 그때마다 중국 음식점 특유의 냄새가 났다. 기억하는 냄새는 누런 색 냄새인데 느끼하고 오히려 끈적거렸다. 중국음식점 이름은 태화루나 신촌반점되어야 한다. 꽤 성업중이었는데, 짜장면은 물론 짬뽕도 일품이었다. 하긴 흔한 이름 홍콩반점도 있었다. 분식집에 가까운 중국집이었다. 이 집에선 짬뽕국물이 괜찮았다. 중국에선 반점飯店이 호텔을 말한다 했다. 그럴적에 우린 홍콩호텔에서 짬뽕국물을 먹었던 거다. 모두 오래된 가게이고 오래된 이름이다. 역시 중국집에선 짬봉이나 짜장면이다. 함민복 시인이다. 나는 그 모습이 눈물처럼 아름다워 물배가 부른데도 짜장면을 남기기 미안하여 마지막 면발까지 다 먹고나니 더부룩하게 배가 불렀다, 살아간다는 게 … 그날 나는 분명 슬픔도 배불렀다 (함민복, 그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 중에서.) 홍콩이란 이름은 귀에 익었다. 옛적 가요에도 등장한다. 홍콩香港이란 이름은 예쁜데, 노래 제목은 야릇하다. 홍콩의 아가씨이고, 꽃을 팔기도 한단다. 세월이 한참 흘러, 이제는 꽃이 우산 일 수도 있겠다. 한동안 홍콩에선 우산 데모가 있었으니 말이다. 소품으로 우산을 이용했다는데, 우산파는 아가씨도 있던가? 이제 홍콩에선 대탈출이 시작 됐단다. 중국에 영구히 합병되기 때문일 게다. 아편전쟁후 무려 150여년이 흘렀다. 홍콩에서 봄은 아직도 먼 모양이다. 당시 짬뽕값이 얼마였더라. 50원쯔음 했을까? 오래된 가격이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는 온유하며 (고린도 전서, 13:4)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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