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 사태,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 현주소 폭로
주보건부의 늑장대처, CDC의 검진제한이 사태 악화시켜
세계적 제약회사 바이오젠이 바이러스 뇌관 아이러니
보스톤코리아  2020-03-12, 19:41:45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세계적인 제약회사 바이오젠이 보스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주범으로 등장했다. 11일 현재 95명의 매사추세츠 확진자 중 77명이 바이오젠 관련 감염자다. 세계 최고의 제약회사와 세계 최상의 병원을 보유한 주보건부의 자존심이 여지없이 구겨진 현주소다. 

코로나의 위협이 임박했음에도 바이오젠은 글로벌 임원진을 불러 다운타운 호텔에서 세계 전략 미팅을 가졌다. 그러나 발등의 불은 보지 못했다. 이 회의에서 대규모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사태가 발생했고 감염된 바이오젠 간부들은 MGH 응급실을 들락거렸다. 바이오젠은 첫번째 감염 증상이 나타난지 6일 후에서야 전 직원들에게 경고 메일을 발송했다. 

주정부의 대응도 엽기적이다. 바이오젠의 거듭된 코로나 바이러스 검진 요청에도 불구하고 주정부는 질병통제센터(CDC)의 엄격한 검사제한 가이드라인을 이유로 검사를 거부했다. 감염증세를 느낀 바이오젠 임원들은 2월말부터 계속 주 보건부에 코로나바이러스 검진을 요청했었다. 

당국의 안이한 대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연방정부는 3일부터 검진 기준을 완화됐지만 4일에도 주정부는 전격적인 검진을 시행하지 않았다.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주정부가 모든 준비를 갖췄다고 공언한 후 찰리 베이커 주지사는 유타주로 휴가를 떠났다.

주 보건부 모니카 배럴 장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보건부가 바이오젠 간부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인지한 시기에 대해서 묻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심지어 회의 참석자는 물론 참석자들과 접촉한 사람들에게 대한 검진이 이뤄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답하지 못했다. 바이오 젠 임원 중 코로나바이러스 양성이 확진된 후 호텔내 밀접접촉자에 대한 역학조사 및 추적, 방역조치 등을 취했는지 불분명하다. 

보스톤의 감염확산 뇌관은 바이오젠 회의였지만 도화선인 감염 원인은 아직 미지수다. 따라서 바이오젠 회의와 감염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2월 26일 세계적인 바이오 제약회사인 바이오젠은 글로벌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2월 1일 첫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건이 발생하자 소니는 2월 중하순께 2월 말에서 3월 1일까지 열리는 게임 박람회 참가를 취소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이유였다. 충분히 회의 연기를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바이오젠 간부급들이 참가하는 글로벌 리더십컨퍼런스는 아침 일찍부터 보스톤매리어트롱와프 호텔(Boston Marriott Long Wharf hotel) 하버뷰볼룸에서 시작됐다. 악수와 허그 그리고 뷔페식 조식 그리고 전략회의 등 2일동안 컨퍼런스가 계속됐다. 회의에는 중국에서 참가한 사람은 없었지만 이탈리아에서 참가한 사람은 있었다. 

보스톤글로브에 따르면 2월 28일 토요일 바이오젠의 한 임원이 앓기 시작해 MGH를 찾았다. 29일 코로나바이러스의 검역기준에 해당이 안돼 검진을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병원 측으로부터 받았다. 3월 2일 컨퍼런스에 참가했던 다른 임원이 유사 플루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의에 참석 중이었다. 

바이오젠 수석의사는 모든 참석자들에게 병원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2일 전달했다. 3일 더 많은 참석자들이 증상을 일으켰다. 이들은 MGH 응급실을 찾거나 자신의 1차 진료의를 찾았다. 한결같이 검사를 거부당했다. 연방 CDC의 검역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바이오젠 측은 3일 50여명이 컨퍼런스 후 증상을 일으켰다고 알렸지만 보건부는 여전히 검진을 거부했다. 3월 4일 바이오젠은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유럽 임원들이 코로나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주정부에 통보했다. 

4일 약 10여명의 바이오젠 직원들이 MGH 응급실을 찾아 검진을 요청했다. 그러나 바이오젠은 MGH 측에 컨퍼런스 및 참석 유럽 임원들의 코로나 감염 확진 사실을 병원에 알리지 않았다. 의료진의 감염도 의심되는 상황이다. 또한 같은 시기에 응급실을 찾았던 주민들도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바이오젠은 3월 5일 밤에서야 직원 전체에게 컨퍼런스 참석자의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 감염 사실을 밝혔다. 첫 증상이 발생한지 7일이 되는 3월 6일 금요일에서야 MGH와 브리감앤위민스의 임시 검진실에서 바이오젠 직원들의 검진이 이뤄졌다. 8일 확진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우려되는 것은 곳곳에 뿌려진 바이러스다. 바이오젠의 전문적이지 못한 대처와 주정부의 고집이 복합돼 제대로된 대처없이 많은 관련 감염 가능성이 아직 열린 채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보스톤 및 매사추세츠 한인들이 좀더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분명한 것은 이제 겨우 시작이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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