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13세 풍월주風月主 용춘공龍春公(5)
보스톤코리아  2019-12-16, 10:10:55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와는 다르게 화랑세기에는 명확하게 용춘을 용수의 동생으로 기록하고 있다. 즉 진지왕은 왕비 지도와 용수와 용춘을 낳았고, 도화녀와는 서자 비형을 낳았다. 그러다가 579년 생모 사도태후와 미실, 그리고 세종과 노리부 일파에 의해 폐위되었다가 곧 사망하였다. 진지왕을 이어 등극한 제26대 진평왕은 진흥왕의 장손으로 동륜태자의 장남이다. 진지왕의 왕비였던 지도는 사도태후의 명으로 조카인 진평왕을 섬겼다. 그래서 어린 용춘은 진평왕을 아버지라 부르며 자랐다. 하지만 곧 자라서 아버지가 아니라 사촌형이란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훌륭한 화랑도가 되고자 신기神技에 달하는 무도의 기예를 보유한 문노의 격검술을 전수 받으러 그의 문하에 들어갔다. 서제인 비형과 함께 9세 풍월주를 역임한 비보랑을 섬기고 따르기도 하였다. 문노의 격검술을 수련하고 화랑도의 정신을 연마하며 호연지기를 키웠다. 그 당시 화랑도의 풍월주는 11세 하종과 12세 보리였다(588 ~594년). 보리가 풍월주일 때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이 부제로 있었는데, 만명과의 야합으로 인하여 만노군 태수로 떠나면서 부제의 위位를 김용춘에게 양보하였다. 무엇보다 용춘은 자질과 역량이 있었기에 따르는 낭도들이 많았다. 게다가 화랑의 핵심 계파를 이끌고 있던 3파의 수장들 모두 용춘을 후원하였다. 그리고 후일 용춘은 13세 풍월주로 추대되었다. 당시 8세 풍월주를 역임한 상선 문노는 호국선護國仙파를, 7세 풍월주를 역임한 상선 설화랑은 운상인雲上人파를, 김서현은 가야파를 이끌고 있었다. 화랑세기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전군열기殿君列記’에 이르기를 “공은 곧 용수 갈문왕의 동생이다. 금륜왕이 음란함에 빠졌기 때문에 폐위되어 유궁幽宮에 3년간 살다가 붕崩했다. 공은 아직 어려 그 얼굴을 몰랐다. 지도태후가 태상태후의 명으로 다시 신왕新王을 섬기자 공은 신왕을 아버지라 불렀다. 이 때문에 왕이 가엾게 여겨 총애하고 대우함이 매우 도타웠다” 한다. 자라자 곧 개탄하며 문노의 문하에 들어가, 비보랑을 형으로 섬기고 서제인 비형랑과 함께 힘써 낭도를 모았다. 그러자 대중이 따랐고 3파가 모두 추대하고자 했으므로, 서현랑이 위를 물려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13세 풍월주가 된 용춘은 호림공을 부제로 선임하였다. 그리고 낭도 선발에 관하여 일대 개혁을 하였다. 능력이 출중한 인재라면 골품이나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선발하였다. 용춘은 상선 문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당시 화랑도는 여러파가 역대 풍월주와 부제, 전좌우 대화랑 등을 맡고 있었다. 이는 한 무리가 갈라진 것이 아니라, 여러 무리가 풍월주를 중심으로 정예의 화랑도를 이루고 있었다. 먼저 수련의 내용면에서 설도薛徒와 문도文徒로 구분되었다. 설화랑이 이끄는 운상인 낭도들은 향가鄕歌를 잘하고 청유淸遊를 즐겼으며 골품이 있는 계층들이 많았다. 그리고 문노를 따르는 낭도들은 호국선이라 했는데 골품이 없는 초택草澤의 하층민들도 있었으며 그들은 의義를 연마하며 무예수련을 주로 하였다. 이와는 달리 수장이나 규범 또는 출신별로 파가 나누어 지기도 했다. 먼저 통합원류파는 귀천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여 국력을 강하게 하려했으며, 이들은 임종 대세 수일 등을 중심으로 한 문노파 중에서 최정예의 무리들이었다. 두 번째는 미실일파인데 대원신통의 출신들로 하종과 구륜공 등이 중심 인물이었다. 세 번째는 진골정통을 받드는 문노일파로 지소태후의 명을 받들어 옛 규정을 잘 지켰으며 가장 권력이 있던 무리들로 보리랑과 숙리부 등이 중심 인물이었다. 네 번째는 이화류二花流인데 정숙태자와 원광을 풍월주와 부제로 세우려던 문노정파와 통합파 중에서 혼성을 이루었던 무리들이다. 다음은 천주공과 서현을 따르던 무리들로 통합파 중에서 가야파들이 있었다. 

이렇게 여러파가 나누어져 있었기에 이들의 화합을 위한 풍월주의 가장 큰 임무 중의 하나는 소위 ‘탕평책’을 써서 부제를 비롯하여 대화랑, 낭두 등을 등용해야만 했다. 보리가 풍월주였던 12세 때는 ‘균등均等’ 이라는 일종의 인사탕평책을 실시하여 각파에서 골고루 균등하게 등용하였다. 하지만 김용춘이 13세 풍월주에 오르면서 이 균등을 타파하고 능력에 따라 등용하는 개혁을 단행하였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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